스페인 총리, 월드컵 결승 직관차 방미…‘앙숙’ 트럼프 만날까
중앙일보
2026.07.18 04:49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3일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세계 지도자 정상 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오는 19일 오후(현지시간) 결승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미국을 찾는다.
17일 폴리티코 유럽판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산체스 총리가 아르헨티나와의 월드컵 결승전 현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승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최근 국제무대에서 거친 설전을 벌여온 두 정상이 조우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산체스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 문제, 이민자 정책, 이란 전쟁 등 주요 현안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하며 유럽 지도자 중 가장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달 초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페인을 나토의 ‘끔찍한 파트너’라고 지칭하며 “우리는 스페인과 더는 무역을 하고 싶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다만,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산체스 총리의 미국 체류 일정이 극히 짧아 미국 당국자들과 별도의 양자 회동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선을 그었다. 산체스 총리는 결승전이 끝난 직후 다음 일정인 북아프리카 알제리로 즉시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스페인의 결승 상대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이번 결승전에 불참한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직접 경기장을 찾으면 국가대표팀이 패배한다’는 아르헨티나의 오랜 축구 미신을 의식해 미국행 대신 관저에서 TV 중계로 경기를 시청하기로 결정했다.
산체스 총리와 밀레이 대통령은 역사적·문화적 우방인 양국 관계가 무색할 정도로 극심한 앙숙 관계다. 우파 성향의 밀레이 대통령은 과거 좌파 성향의 산체스 총리와 그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 여사의 부패 의혹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외교적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 2024년 밀레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극우 정당 행사에 참석해 고메스 여사의 부패 의혹을 조롱하자, 스페인 정부는 이를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밀레이 대통령이 이를 단칼에 거부하면서 스페인은 아르헨티나 주재 자국 대사를 철수시켰고, 현재 양국의 외교 관계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현예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