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동 내 미군 시설에 대한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병사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공습으로 이란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미군 병사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은 중동으로 전투기를 집중하는 한편 공중급유기 추가 배치를 통보했다. 미국은 이미 군사 시설뿐 아니라 이란의 철도, 교량, 공항 등 민간시설까지 공격 목표를 확대한 상황에서 이란도 ‘전면 공세’를 경고하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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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에 미군 사망…방공망 뚫렸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18일(현지시간) “17일 중부사령부와 동맹국 군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방어하던 중 요르단에 주둔 중이던 미국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가 미군 전함에서 이란 내 목표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부사령부는 정확한 장소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란의 공격을 받은 곳은 요르단의 미 공군 기지로 보인다. dpa통신은 “요르단의 주요 미군기지는 수도 암만에서 북동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아즈라크에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란군의 직접적인 공격으로 미군 병사가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7일 종전 양해각서(MOU) 파기로 휴전이 깨진 뒤 미군이 전사한 것 역시 이번이 최초다. AP통신에 따르면 2월 29일 전쟁 발발 이후 발생한 미군 사망자는 16명, 부상자는 430명 이상이다.
중부사령부는 “유족 존중 차원”에서 유족에 대한 사망 통보가 완료된 지 24시간이 지날 때까지 전사한 병사의 신원을 포함한 추가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미군이 이란의 공습을 막지 못한 점이 확인되면서 미군의 방공망에 허점이 노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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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압박’…미군 공격 강화 가능성
이란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센 가운데 발생한 미군 전사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전날까지 7일 연속 이어온 이란에 대한 공격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지시간 16일 미 중부사령부는 2ㅔ11해병원정대 소속 해병들이 유조건 '웬 야오'호에 승선해 검문 작업을 벌이는 모습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당장 미 국무부는 이날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태 악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행 경고를 발령했다. 국무부는 특히 “중동을 포함한 모든 미국의 외교 시설들이 공격 대상이 됐다”고 했다. 국무부를 통해 이러한 조치가 나온 건 전쟁 개시 직후이던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군 역시 이미 호르무즈해협에 위치한 군사시설과 해협 감시 시설에 대한 공습을 너머 철도, 교량, 공항 등 이란의 민간 시설로 공격 목표를 넓히고 있다.
또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군은 이스라엘 공군기지에 있는 공중급유기 증강 계획을 통보했다.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공항에 30대, 남부 라몬 공항에도 비슷한 규모를 배치 중인데 여기에 추가로 수십대의 공중급유기를 파견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의 공격으로 이란내 목표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공개했다.로이터=연합뉴스
이렇게 될 경우 이란 주변에 배치된 미군의 공습 자산은 지난 2월 말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개시하면서 전쟁을 시작했던 당시와 맞먹는 수준으로 높아진다. 특히 이란 해역엔 제11해병원정대 소속의 병력 2000명이 배치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지상군 파병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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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대악마…적에게 교훈 줄 것”
이란 역시 전면 공세를 예고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이란 국연 TV를 통해 발표한 서면 성명을 통해 미국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미국 대통령의 서명이 가치도, 효력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직전에 나온 외무차관을 통해 MOU에 따른 의무 이행 중단 선언을 공식화한 의미다.
현지시간 18일 이란 테헤란에 설치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광고판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특히 미국을 ‘대악마’라고 칭하며 “범죄와 약속 파기의 어두운 경험은 미국의 부정직함과 비합리성, 신뢰할 수 없음, 그리고 비열함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가 됐다, 이란과 ‘저항 전선’(이란을 지지하는 무장세력)이 적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부친이자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당시 다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고지도자 승계 이후 단 한 번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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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시설 타격…홍해 봉쇄 위협
이란 역시 이미 중동 내 미군 기지 뿐만 아니라 중동국가의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을 벌이고 있다.
현지시간 18일 이란의 공격을 받은 쿠웨이트 시 남쪽의 망가프 마을 위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정부는 이란이 이틀 연속으로 쿠웨이트 내 발전·담수화 시설을 공격해 일부 발전 설비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석유공사(KPC)도 석유 시설 한 곳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고 일부 부상자도 나왔다고 밝혔다. 요르단과 카타르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일단 요격에 성공했다.
이란은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에 대해 교량과 발전시설 등 기반 시설을 공격한 미국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군의 야만성을 막아줄 국제기구가 없는 만큼 우리에게 남은 길은 쿠란의 가르침대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현지시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총을 들고 반미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은 동시에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을 동원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우회로로 활용돼 온 홍해 항로까지 봉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중동산 원유를 수송할 양대 수송로가 동시에 차단될 경우 유가 급등을 물론 전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서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