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10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프랑스를 꺾고 6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이 좌절된 아픔을 달랬다.
투마스 투헬(독일)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4위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부카요 사카의 활약에 힘입어 프랑스를 6-4로 이겼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3위로 대회를 마무리하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1966년 자국 대회 이후 월드컵에서 거둔 가장 높은 순위다. 잉글랜드는 4강전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1-2로 역전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승리보다 킬리안 음바페에게 ‘골 찬스 몰아주기’에 집중한 프랑스도 목표를 달성했다. 음바페가 대회 9, 10호 골(4도움)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음바페는 2위 메시(8골4도움)와 격차를 2골로 벌리며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메시가 20일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 2골 이상 넣지 못하면 음바페가 2022 카타르 월드컵(8골2도움)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득점왕(골든부트)에 오른다. 월드컵 역사에서 2회 연속 득점왕은 아직 없다. 또 음바페는 개인 통산 월드컵 22호 골을 작성하며 메시(21골)를 제치고 역대 최다 득점자로 우뚝 섰다.
메시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선 음바페. 로이터=연합뉴스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공격포인트 14개를 기록 중인데, 이 역시 단일 월드컵 최다다. 종전 기록은 1970 멕시코 월드컵의 게르트 뮐러(독일·10골3도움)와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의 쥐스틴 퐁텐(프랑스·13골)이 보유한 13개였다. 1970 멕시코 월드컵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4골6도움), 1986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골5도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의 메시(7골3도움)의 기록은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잉글랜드는 이날 ‘원투펀치’ 해리 케인과 주드 벨링엄(이상 6골)을 빼고 경기를 시작했다. 그런데도 일찌감치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에만 4골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잉글랜드는 전반 3분 만에 데클란 라이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잉글랜드는 전반 18분 에즈리 콘사, 전반 37분과 46분 사카의 추가골을 더해 전반전을 4-0으로 앞섰다. 반면 프랑스 선수들은 볼만 잡으면 음바페에게 패스하기 바빴다. 음바페는 무리한 드리블을 시도하다 잉글랜드 수비에 볼을 뺏기는 경우가 많았다.
후반전은 프랑스의 골침묵하던 시간이었다. 각성한 음바페가 한층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으며 흐름을 바꿨다. 후반 3분 만에 음바페의 만회골로 추격을 시작한 프랑스는 6분 뒤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추가골로 잉글랜드로부터 경기 주도권을 뺏어왔다. 후반 21분 음바페가 재차 잉글랜드 골문을 열어 젖히면서 잉글랜드는 4-3으로 쫓기게 됐다. 하지만 프랑스의 상승세는 후반 막판 한 풀 꺾였다. 잉글랜드는 후반 42분 사카가 페널티킥 골로 해트트랙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프랑스는 후반 46분 우스만 뎀벨레가 한 골을 따라붙었으나, 1분 뒤 벨링엄이 골로 응수한 탓에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