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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안테나] 워시 연준 의장의 새로운 방향

Los Angeles

2026.07.19 18:50 2026.07.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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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 SS이코노믹스 대표

손성원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 SS이코노믹스 대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5개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팀들은 각각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경제통계, 홍보, 그리고 연준의 대규모 채권 보유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조직 개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워시 의장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연준이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인공지능(AI)은 생산성과 고용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수요뿐 아니라 공급 측면의 충격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는 발표 후에도 상당한 수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금융시장은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하나하나를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워시 의장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존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첫째, 노동시장과 생산성 분야다. 그동안 연준은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아질 경우 임금 상승이 가속하고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필립스 곡선(Phillips Curve)’ 이론을 주요 정책 판단 기준으로 활용해 왔다. 노동시장이 지나치게 타이트하면 기업은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늘어난 인건비는 제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관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기술의 도움으로 근로자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다면 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은 과거보다 훨씬 제한적일 것이다. 동시에 AI는 일부 일자리를 대체하는 한편,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고 기존 업무의 성격도 변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연준은 강한 경제 성장하이 과도한 수요 때문인지, 아니면 생산성 향상의 결과인지를 정확하게 구별해야 한다.
 
두 번째는 인플레 분석 방식의 재검토다. 전통적인 경제이론은 과도한 수요를 인플레이션의 핵심 원인으로 본다. 소비자와 기업, 정부의 지출이 생산능력을 초과하면 물가가 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물가 상승은 공급망 붕괴, 에너지 가격 급등, 주택 부족, 관세, 노동력 부족 등 공급 측면의 요인도 많다. 이러한 문제는 금리 인상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연준은 일시적 물가 상승과 지속적인 인플레를 구별해야 한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를 엄중히 관리하되,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오른다고 무조건 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없고, 인플레가 경제 전반에 걸쳐 장기화 조짐을 보일 때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의미다.
 
세 번째는 경제 통계다. 연준은 고용, 물가, 소비지출, 경제 성장률 등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통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발표 시점이 늦은 데다 사후 수정도 자주 이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정책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워시 의장은 민간 고용자료, 기업 설문조사, 금융거래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경제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쉽게 말해 연준은 백미러만 보며 운전 해서는 안 되고, 앞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국민, 그리고 금융시장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에 대한 검토다. 현재 연준은 기자회견, 연설, 경제전망, 회의록,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가이던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과도한 소통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연준 관계자의 발언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전망을 약속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워시 의장은 미래 금리에 관한 언급은 줄이고, 정책 결정의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 목표와 판단 근거를 충분히 설명해야 하지만,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할 수 있는 만큼 스스로를 묶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에 대한 검토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조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했다. 이러한 조치는 장기금리를 낮추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여러 부작용도 낳고 있다. 금융시장의 가격 기능을 왜곡할 수 있고, 과도한 위험투자를 부추길 수 있으며, 정부의 재정적자를 중앙은행이 지원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도 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보다 작은 규모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그는 채권 매입은 비상 상황에서만 활용할 뿐, 경기조절 수단으로는 사용하는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워시 의장의 5개 TF 구성은 연준이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고, 시대 변화에 대응하며, 시장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중앙은행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손성원 /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SS 이코노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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