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우승 트로피는 한 나라가 가져갔지만 경제적 수혜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개 개최국이 함께 나눴다. 특히 미국은 11개 개최 도시를 중심으로 월드컵 특수를 가장 크게 누렸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경기장을 찾았고 호텔과 식당, 항공사, 렌터카 업체는 물론 지역 상권까지 특수를 맞았다. 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가 역대 최대 규모인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면서 관중과 관광객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LA와 뉴욕·뉴저지, 마이애미, 댈러스,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마다 경기 기간 호텔 객실 점유율이 급등했고, 항공권 가격과 숙박료도 크게 올랐다.
월드컵의 경제 효과는 경기장 입장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곧 통계 수치가 나오겠지만 해외 관광객들은 평균적으로 숙박과 교통, 식음료, 쇼핑, 관광에 수천, 수만 달러를 지출한다. 이 소비는 지역 경제를 직접 살리고 판매세와 숙박세 등 지방정부 세수 증가로도 이어진다. 일시적이지만 수만 개의 일자리도 만들어졌다. 호텔과 음식점, 보안, 교통, 행사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이 늘어난다.
특히 주최국 미국은 대부분의 도시가 기존 경기장을 사용했기 때문에 신규 경기장 건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과거 월드컵 개최국 가운데는 경기장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은 뒤 대회가 끝난 후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소위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문제로 재정난을 겪는 나라가 많았다. 그러나 미국은 NFL과 MLS 경기장을 활용하면서 투자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봤다.
경제 효과만큼 중요한 것은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이다. 월드컵을 통해 LA와 뉴욕, 시애틀, 마이애미 등은 스포츠 도시뿐 아니라 관광과 투자,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월드컵은 최고의 글로벌 마케팅 무대였다.
하지만 월드컵이 모든 도시에 장밋빛 결과만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행사에는 치안과 교통 관리, 공공서비스 확대 등 막대한 행정 비용이 따른다. 일부 지역에서는 숙박비와 외식비 급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경기장 주변 교통 혼잡과 보안 강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적지 않았다. 단순히 세수입으로 경제 효과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월드컵 특수는 대부분 단기 소비에 집중된다. 관광객이 떠난 뒤에도 지속적인 경제 성과를 이어가려면 도시가 높아진 인지도를 관광과 투자 유치로 연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월드컵은 ‘한 달짜리 축제’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이번 대회는 스포츠가 경제를 움직이는 대표적인 산업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과거 스포츠는 단순한 오락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관광과 미디어, 광고, 교통, 숙박, 소비를 모두 연결하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됐다. 월드컵 기간 수많은 기업이 마케팅 경쟁을 벌였고, 방송 중계권과 디지털 콘텐츠, 스포츠 베팅과 라이선스 상품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주요 대도시들에도 경기장 건설 규모보다 기존 인프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 행사 이후까지 경제적 효과를 이어갈 전략을 갖추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단기적인 방문객 증가에 만족하기보다 도시의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