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9% 증가, 3만952불 전망 16년래 최대 상승…신차값 육박 의료비·처방약 가격 급등 영향 기업 부담 커져 임금·고용 압박
의료비와 처방약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내년 가주 직장인 가족의 평균 건강보험료가 사상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PwC가 최근 건강보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7년 의료서비스와 처방약 비용은 올해보다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PwC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카이저패밀리재단(KFF)에 의하면, 가주의 직장 가입 가족보험 평균 보험료는 지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24% 증가해 2만8397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12.2%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보험사들은 의료비 상승 전망을 바탕으로 다음 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이에 따라 전망치 9%를 적용하면 내년 가주의 평균 건강보험료는 약 3만952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최근 3만 달러에 육박한 신차 한 대 가격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료 상승이 근로자의 임금 인상 여력을 줄이고 실질소득을 감소시키며, 결국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여 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끌어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USC의 글렌 멜닉 교수는 “기업이 건강보험료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할수록 임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든다”며 “급등하는 보험료는 직장인들에게 사실상 임금 삭감과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병원들의 의료서비스 가격 인상을 꼽았다. 최근 수년간 UCLA와 시더스사이나이 등 대형 의료시스템이 인근 병원을 인수하고 외래 진료시설을 확대하면서 지역 내 시장 지배력을 키운 결과라는 설명이다.
멜닉 교수는 “대형 의료시스템은 이제 보험사에 가격을 사실상 통보할 수 있는 수준의 협상력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처방약 가격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PwC에 따르면 항암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30억 달러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비만 치료제인 GLP-1 계열 약물 사용도 보험료 인상의 새로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젬픽과 위고비 등을 포함한 비만 치료제 지출은 지난해 81% 급증했다. 해당 약물의 30일분 약가는 1000달러를 넘는다.
한편 보험료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공제금액(디덕터블)과 본인부담금(코페이)을 높이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일부 기업은 아예 해외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컨설팅업체 머서가 지난 2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2%가 높은 건강보험 비용 때문에 신규 채용을 중단하거나 인력을 감축했다고 답했다. 36%는 건강보험 비용 증가가 직원들의 임금 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