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세계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결승전이었다. 정작 경기장 안팎에서 더 많은 관심을 끈 것은 축구가 아닌 공연과 정치였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경기 외적인 논란에 휩싸였다. FIFA가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익숙한 대형 공연과 연출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시상식 전면에 등장하면서 월드컵의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20일(한국시간) 결승전 라이브 페이지에 "트럼프, 하프타임 공연 그리고 축구를 제외한 모든 것"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경기 자체보다 주변 이벤트가 더 큰 화제를 모은 상황을 비꼰 표현이었다.
논쟁의 중심에는 월드컵 결승전 최초의 하프타임 공연이 있었다. FIFA는 미국프로풋볼 NFL 슈퍼볼에서 볼 수 있는 대형 하프타임 쇼를 월드컵 결승전에 도입했다. 샤키라와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적인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고 콜드플레이 멤버 크리스 마틴도 연출에 참여했다.
FIFA는 결승전의 전 세계적인 관심도를 활용해 축구와 대중문화를 결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반응은 엇갈렸다. 공연 자체는 약 11분 동안 진행됐다. 무대 설치와 해체 시간까지 더해지면서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의 휴식은 27분 이상 길어졌다.
통상적인 축구 경기의 하프타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시간이었다. 축구계에서는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선수들의 몸이 식을 가능성이 있고 감독의 전술 지시와 경기 준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BBC 해설위원으로 결승전을 지켜본 웨인 루니는 공연을 향해 "쓰레기"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는 공연의 수준보다 축구가 공연을 위해 멈춰 섰다는 점이었다.
FIFA는 해당 행사가 세계적인 자선 사업과 교육 기금 마련을 위한 무대였다고 설명했다. 좋은 취지를 강조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월드컵 결승전이 축구 대회가 아닌 미국식 종합 엔터테인먼트 행사로 바뀌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