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소방당국이 리튬배터리 탑재 로봇 수백대가 배치된 5층으로의 불길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경찰은 35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화재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인천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발생 사흘째인 20일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김경록 기자
허석경 인천 서부소방서장은 20일 오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 앞에서 브리핑을 열어 “5층에 리튬형 배터리를 쓰는 물류창고용 로봇 수백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로봇에 불이 붙으면) 연소가 건물 전체로 급격히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5층에 위치한 리튬배터리의 양은 전기차 20대 분량인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서장은 “5층 내부에 진입해 불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있다”며 “고가차 등 특수차량 31대를 건물 각 방면에 배치해 연소 저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18일 오전 6시54분쯤 이 건물 6층에서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총력 대응을 위해 화재 발생 8시간 만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231대의 장비와 소방관·경찰관 등 812명이 현장에 투입돼 불을 끄고 있지만, 이날 오후 3시 기준 56시간 째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불길은 최초 화재가 시작된 1번 구역(B동) 6~7층과 2번 구역(A동) 6~7층으로만 번진 상황이다. 현재 1번 구역의 불길은 어느 정도 잡힌 상태지만, 2번 구역에서는 여전히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인천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발생 사흘째인 20일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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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장기화 가능성
인천 쿠팡 물류센터는 연면적 29만9000㎡, 지상 8층 규모다. 내부에 가연물이 많은데다 검은 연기와 복잡한 구조로 인해 소방 대원들이 진입하지 못하면서 화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서해구에는 새벽부터 오전까지 거센 장맛비가 내렸지만, 건물 화재 특성상 빗물이 내부까지 닿지 못하면서 화재 진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소방 당국은 하층으로의 연소 확대에 주력하면서 배연·방수 공간 확보 등을 위한 건물 파괴 작업도 추가로 진행할 방침이다. 허 서장은 “오늘 밤 안에 대응 단계 변화 등 어떤 결단이라도 내려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가능할지는 상황 판단 회의를 열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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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전담팀 구성
20일 인천 서해구 신현동 신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임시 대피소에서 시민들이 설치된 임시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스1
인천경찰청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장성윤 광역범죄수사대장을 중심으로 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수사 전담팀’을 구성했다. 전담팀에는 광수대 소속 광역범죄수사1계와 중대재해수사계 등 경찰관 35명이 포함된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꺼지는 대로 화재 원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화재에 대한 책임 소재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 서해구가 건물 붕괴를 우려해 전날 11시 물류창고 116m 범위 내 주민을 대상으로 내린 대피령도 여전히 유지 중이다. 다만 현장에 투입된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관계자들은 아직 붕괴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화재로 인해 물류센터 인근에 있는 인천신석초등학교는 오늘 하루 휴교했고, 14개 어린이집도 휴원에 들어갔다. 인근 주민 169명은 서해구가 마련한 대피소 2곳에서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