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日완성차 1·2위 美공장 늘린다…미국 땅서 불붙는 한·일 車경쟁

중앙일보

2026.07.20 02:05 2026.07.20 13:3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한국과 일본 완성차 기업이 차량 생산의 미국 현지화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량을 현재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HMGMA에선 지난달 2일(현지시간) 스포티비 하이브리드 생산을 시작했다. 뉴스1

한국과 일본 완성차 기업이 차량 생산의 미국 현지화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량을 현재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HMGMA에선 지난달 2일(현지시간) 스포티비 하이브리드 생산을 시작했다. 뉴스1

미국에서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경쟁이 더 불붙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관세 장벽을 피해 양국 완성차 업체가 생산기지와 공급망을 미국으로 옮기면서다. 빠르게 성장하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36억 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공장을 증축하고, 2030년까지 연간 15만대를 추가 생산한다. 혼다도 신규 공장 카드를 꺼냈다. 미베 도시히로 사장은 최근 요미우리신문에 “북미에 생산거점이 하나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 북미 7개 공장이 사실상 풀가동 상태여서 미국에 새 공장을 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와 자동차 내 미국산 부품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응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토요타(2위)·혼다(5위)와 현대차그룹(4위)의 경쟁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최대 격전지는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떠오르는 하이브리드 SUV 시장이다. 2025년 미국의 일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약 205만대로 전년보다 약 28%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 성장의 상당 부분을 SUV가 견인한 것으로 본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 성장을 이끈 것도 이 차종이다.

문제는 각사의 시장 확대가 점유율 경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토요타 RAV4와 혼다 CR-V,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하이브리드 SUV에서 현대차그룹의 직접 경쟁 상대는 일본 업체"라며 "이들이 생산을 본격 확대하면 중장기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그룹도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앨라배마 현대차공장과 조지아 기아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합쳐 연 100만대 안팎의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HMGMA 생산능력을 연 30만대에서 2028년 50만대로 늘리고, 전체 생산능력도 12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현지 공급망 구축 경쟁도 치열하다. 토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공장 가동을 통해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현지 조달 비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현대차그룹 역시 조지아주 합작법인을 통해 배터리 현지화율을 높여 원산지 요건을 충족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노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단체협약상 고용에 영향을 주는 사안의 경우 노조가 참여하는 고용안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한다. 노조 측에서 미국 현지 생산 증가가 국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용안전성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완성차 공장뿐 아니라 주요 부품 공급망까지 미국 안에서 완결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국내 생산 감소를 우려해 현지화 계획에 반대하면 현대차그룹이 일본 업체처럼 신속하게 미국 생산을 늘리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석경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