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는 박사과정과 의대 등 장기 교육과정은 물론, 학부생들의 편입과 복수전공, 졸업 후 현장실습(OPT) 계획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에는 유학생들이 학업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한 졸업할 때까지 별도의 갱신 없이 체류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4년이 되기 전에 이민서비스국(USCIS)에 체류 연장 신청을 해 반드시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USCIS는 연장 심사 과정에서 추가 체류의 타당성 등을 집중적으로 따질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지문 채취와 신원조회 절차도 거쳐야 한다. 만약 행정 처리 지연으로 심사가 늦어지거나 연장 신청이 거부될 경우, 최악의 경우 학업을 중도 하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민법 전문 천관우 변호사는 “앞으로는 최대 4년의 획일적인 체류 기간이 부여되는데, 연장 심사 도입으로 행정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것은 물론 유학생들의 비용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당국은 정상적인 학업 이행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성적과 등록 기록, 학비 납부 내역 등을 이전보다 훨씬 면밀히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OPT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OPT 기간 역시 ‘4년 체류 총량’에 포함되기 때문에, 허가된 체류 기간이 만료되기 전 별도의 체류 연장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전공 변경, 학교 편입 규정 등도 한층 깐깐해진다. 연방 정부는 학업 목적이 아닌 합법적 신분 유지만을 목적으로 전공이나 학교를 반복해서 바꾸는 이른바 ‘영원한 학생(Forever Students)’의 편법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식품공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은주(30)씨는 “박사학위 취득에는 통상 5~7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공부 외에 비자 문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심사가 지연되거나 거부되면 연구를 중단하고 귀국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두렵다”고 토로했다.
복수전공과 인턴십을 준비하던 학부생 김민수(22)씨 역시 “학업 일정이 조금만 어긋나도 신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졸업을 무조건 앞당겨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주미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학생비자(F-1) 소지자는 1만1861명이며, 교환방문비자(J-1) 소지자도 7985명에 이른다.
특히 전국에서 유학생이 가장 집중된 가주에는 약 14만 명의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대학 시스템별로는 UC 계열에 약 3만 4500명, 캘스테이트(CSU) 시스템에 약 1만2000명이 있다. 단일 대학 기준으로는 USC가 약 1만2000명으로 가장 많은 한인 유학생이 재학중이다.
교육계도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UC 계열의 레이철 잰츠 대변인은 “이번 규정은 수십 년간 정착되어 온 유학생들의 체류 패러다임을 통째로 뒤흔드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미국교육협의회(ACE) 측 역시 “유학생과 교환방문자의 체류 기한을 제한하는 것은 교육기관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