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수위가 상승해 징검다리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기사 내 특정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장마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계곡 출입을 통제한 것을 두고 ‘자유를 뺏겼다’는 불평 글에 현직 소방관이 일침을 가했다.
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백경(필명)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최근 계곡에 놀러 갔다가 물놀이를 하지 못했다는 네티즌 A씨의 글을 공유했다.
A씨는 해당 글에서 “장인·장모 모시고 한 시간 반 운전해서 물놀이하러 계곡 왔는데 행안부(행정안전부) 지시로 전국 계곡 출입이 통제됐다”며 “벌써 자유 뺏겼다고 나만 생각 드냐”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계곡 와서 내가 알아서 물놀이하겠다는데 나라가 왜 막냐. 심지어 비도 안 오고 물살도 센 편이 아니고 잔잔하다”며 “점차 사소한 거부터 자유 뺏기는 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백씨는 자신의 구조 활동 경험을 들어 A씨 글을 반박했다.
그는 “이맘때면 계곡 구조 출동을 자주 나가는데 절반은 물속에 가라앉은 지 오래인 사람을 건져 올리기 위한 출동”이라며 “구조대원들은 불어난 흙탕물 아래로 끊임없이 몸을 던지고 “‘아빠’, ‘여보’, ‘형’ 등 떠오르지 않는 사람을 부르는 목소리들로 밤새 메아리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면 물이 불어난 계곡에 사람이 못 들어가게 하는 걸 두고 자유를 뺏겼다느니 공산국가라느니 헛소리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유? 좋지. 마음대로 죽을 수 있는 자유도 자유라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하시길”이라며 “대신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뒤에 애먼 사람들을 원망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백씨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대다수 네티즌은 “자유의 문제가 아닌 안전의 문제다”, “통제를 무시하고 물놀이하다 사고 나면 애먼 소방관들만 고생한다” 등 댓글을 달며 그의 의견을 지지했다.
앞서 행안부는 호우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17일 오후 9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선제 가동했다. 이어 다음 날 오전 4시 30분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되자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하고 중대본 2단계 비상근무를 가동해 예방조치 및 피해 대응을 이어왔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주택가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19일 오전 5시 기준 주택·도로 침수, 토사·낙석 유출 등으로 인한 피해신고는 793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6시 전국에 내려졌던 호우 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행안부는 피해 복구와 산사태 등 추가 피해에 대비해 중대본 2단계 체제를 당분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