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청회(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1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한 공청회 형식의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공개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3시30분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청회’ 및 50차 정책 의원총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11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과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반대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에 나섰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먼저 “검사 제도를 유지하는 한 보완수사는 기소 판단을 위한 필수 행위다. 검사가 기록만 보고 사람을 재판에 넘길 수는 없다”며 입을 열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그는 “보완수사를 폐지하면 형소법 체계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법 체계의 정합성을 극복하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우려했다.
김규현 변호사 역시 “숙의가 제대로 안 됐는데 폐지해버리면 뭐 하나.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이 터질 텐데, 정권 뺏기는 불구덩이로 불나방처럼 들어가선 안 된다”고 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검찰 개혁이고 민주주의의 과제라면서 모든 시민에게 좋을 것이라고 한다면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입법 과정을 문제 삼았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체계 개혁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강하게 맞섰다. 유승익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보완수사의 기능을 기소권을 갖는 검사에게 배분할 순 없다”며 전면 폐지를 주장했다. “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는 피해자 보호의 대안이 전혀 아니다. 피해자 보호는 검사의 시혜적인 선의, 직접 수사권에 기대서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라는 이유다.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한 자가 기소를 결정하면 진실이 왜곡된다”며 “표적 수사, 별건 수사 등 인권 침해적 수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폐지를 주장했다. 강동필 변호사도 “통제 장치 없는 검사의 직접 수사는 위험하다”고 호응했다.
현장에서 의견을 낸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도 찬반이 엇갈렸다.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 발의한 홍기원 의원은 “제 발의 법안에 피해자 보호 조항이 없다고 하시는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 경찰 밖의 보는 눈이 없어 경찰 수사의 왜곡·실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사위 위원장을 맡은 서영교 의원과 간사 김승원 의원은 아동 성매매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에 대한 검찰의 통신영장 반려 등을 거론하며 “검사에게 수사권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토론 말미에 “사건의 투명성, 수사 품질, 신속한 수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의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왼쪽) 법제사법위원장과 법사위 간사인 김승원 의원이 21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체계 개혁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델리민주
법사위 1소위는 22일 오전 형소법 개정안 논의를 이어간다. 법사위는 같은 날 오후 3시 최영중 전 시의원 사건 처리에 대해 검찰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긴급 현안질의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