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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투자 멈춰라” ETF 아버지마저 경고

중앙일보

2026.07.21 08:20 2026.07.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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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페이스북에 원주가 25% 오른 뒤 다음 날 20% 내려 제자리로 와도, 2배 레버리지 ETF는 10% 손실이 난다며 “레버리지 ETF 투자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전민규 기자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페이스북에 원주가 25% 오른 뒤 다음 날 20% 내려 제자리로 와도, 2배 레버리지 ETF는 10% 손실이 난다며 “레버리지 ETF 투자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전민규 기자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에게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직접 운용하는 투자회사 대표가 공개적으로 해당 상품에 대한 투자 자제를 권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배 대표는 지난 20일 늦은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별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상품 성과 분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결론은 개별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ETF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운을 뗐다.

배 대표가 직접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레버리지 상품 출시일인 5월 2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224만3000원에서 184만2000원으로 17.9% 하락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47.5% 급락했다.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를 단순 적용하면 이론상 손실률은 35.8%지만, 실제 손실률은 이보다 11.7%포인트 더 컸다.

SK하이닉스 주가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2배 ETF의 성과 괴리는 더 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한 만큼 단순 계산으로는 35.8% 수익을 내야 하지만, 실제로는 31.1% 손실을 기록했다. 이론상 수익률과 실제 성과의 차이가 66.9%포인트에 달한 것이다.

배 대표는 “시간이 흘러 원주가 제자리에 와도 ETF 가격은 제자리에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원주의 변동성이 지금처럼 크면 매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레버리지 상품 특유의 복리 효과 때문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일정 기간의 누적 수익률이 아닌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주가가 한 방향으로 꾸준히 오를 때는 복리 효과로 수익이 커질 수 있지만, 요즘처럼 기초자산 가격의 급등락이 반복되면 손실과 회복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원금이 잠식되는 ‘음의 복리’가 발생한다.

배 대표는 운용사 대표로서의 책임도 언급했다. 그는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 대표로서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다”며 “누구도 변동성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예상을 못 한 탓”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이런 말씀을 드리면 비난을 하겠지만,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운용하고 있다.

배 대표는 이 글을 올린 당일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운용사 대표가 자사 상품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데 따른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배 대표는 2002년 삼성투신운용(현 삼성자산운용) 재직 당시 국내 최초 ETF인 ‘KODEX 200’ 상장을 이끈 인물이다. 국내 ETF 도입을 주도해 ‘한국 ETF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후 국내 ETF 시장은 급성장해 지난달 말 순자산이 500조원을 넘어섰다. 배 대표가 이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은 약 36조4000억원으로 업계 4위다.





장서윤.김민중([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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