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IRS)이 팬데믹 이후 축소했던 세금 징수 활동을 정상화하면서 세금 유치권(Tax Lien) 설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사실상 ‘체납과의 전쟁’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인력 감축으로 인한 자동 유치권 설정 확대 우려도 제기된다.
IRS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전국에서 발송된 연방 세금 유치권 통지서는 21만4000여 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9%, 2022회계연도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체납 세금 징수를 위해 은행 등 제3자에게 발송한 압류 통지 건수도 2024년 31만3792건에서 2025년 33만9137건으로 늘었다.
어바인 지역 김찬석 회계사는 “세금 유치권은 체납자의 부동산과 예금, 투자자산, 사업체 등에 대해 정부가 우선 채권을 확보하는 법적 조치”라며 “유치권이 설정되면 공개 기록으로 남아 금융기관과 고용주 등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치권이 설정되면 주택담보대출과 재융자, 사업자 대출이 어려워지고 채용이나 재직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RS 납세자권익보호관을 지낸 니나 올슨 ‘센터포택스페이어라이츠’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금 유치권은 많은 사람에게 사실상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이 IRS를 최우선 채권자로 보기 때문에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고용주가 신원조회 과정에서 세금 유치권을 발견하면 채용을 꺼릴 수 있으며, 정부기관이나 금융업계, 보안 인가가 필요한 직종에서는 재직 중인 직원이 해고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유치권 설정은 늘어나는 반면 IRS 인력은 크게 줄었다. 의회에 제출된 납세자권익보호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IRS 직원은 2025년 초 약 10만2000명에서 2026년 세금 신고 시즌에는 7만4000명으로 27% 감소했다.
올슨 대표는 숙련된 직원이 줄어들면 개별 사정 고려 없이 자동으로 유치권을 설정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IRS 직원이 건별로 유치권 설정 여부를 판단했으나, 현재는 체납액이 1만 달러를 넘으면 유치권이 자동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든 세금 체납이 고의적인 세금 회피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저소득 가정도 자녀세액공제나 근로소득세액공제를 받은 뒤 IRS가 자격 미달로 판단하면 수천 달러를 반환해야 할 수 있다. 자녀가 해당 연도에 부모와 함께 거주한 기간이 자격 기준에 미달할 경우 공제액을 반환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IRS는 유치권 설정 전 여러 차례 체납 통지서를 발송한다. 체납액이 5만 달러 이하이고 세금 신고를 모두 마쳤다면 분할 납부를 신청할 수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인정되면 ‘절충 합의(Offer in Compromise)’를 통해 세금을 감면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IRS 통지서를 방치할수록 해결 방법이 줄어든다며, 체납 사실을 확인하면 가능한 한 빨리 IRS와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