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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좋다, 애마 이제 너 가져” 안소영 이 말에 모두 울었다

중앙일보

2026.07.22 08:01 2026.07.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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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최전선: 제작자 열전 ① 박은경 더램프 대표
박은경 제작자는 ‘살목지’ 흥행에 힘입어 또 다른 공포물을 기획중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박은경 제작자는 ‘살목지’ 흥행에 힘입어 또 다른 공포물을 기획중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장화, 홍련’(2003)을 제치고 23년 만에 한국 공포영화 흥행 1위에 오른 ‘살목지’(4월 8일 개봉), 실패할 자유를 위해 목숨 건 탈주를 감행하는 북한군 청년의 얘기를 다룬 ‘탈주’(2024), 택시기사 김사복 씨의 시선으로 1980년 5월 광주를 그려내 1200만 관객을 모은 ‘택시운전사’(2017).

영화 제작자 박은경(54) 더램프 대표의 필모그래피를 수놓은 화제작들이다. 제일기획과 IBM,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거쳐 제작사를 차린 그는 ‘말모이’(2019),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인생은 아름다워’(2022)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며, 국내 대표 여성 제작자의 입지를 굳혔다. “영화는 나보다 오래 살아남기에 책임감을 갖고 잘 만들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그를 만나 제작 비하인드, 신작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Q : ‘살목지’ 흥행 소감은.
A : “신인 감독(이상민)과 작업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진짜 살목지에 갇힌 듯한 체험형 공포가 주효했다. 평소 무속에 관심 있었고, 물 귀신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의 화제작들. ‘살목지’. [사진 쇼박스]

그의 화제작들. ‘살목지’. [사진 쇼박스]



Q : 언제부터 무속에 관심 있었나.
A : “집안에 무속인이 있어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 ‘살목지’에서 무속 관련해 고증을 많이 했다. 물귀신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 물에 대한 공포가 있기 때문이다. 개봉을 앞두고 엄청나게 토하는 꿈을 꿨는데, 그 때 흥행 예감이 들었다.”

80년대 에로영화 소재의 드라마 ‘애마’. [사진 넷플릭스]

80년대 에로영화 소재의 드라마 ‘애마’. [사진 넷플릭스]


Q :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도 화제를 모았다.
A :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애마부인’ 안소영 배우가 ‘나는 평생 애마로 사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이 드라마가 너무 좋았다’면서 극중 ‘애마부인’ 주연을 맡은 방효린 배우에게 ‘이제 애마 너 가져’라고 했다. 그 말에 나와 이해영 감독, 배우들이 펑펑 울었다. 1980년대 에로영화 실상과는 다른, 주체적인 여배우 상을 보여준 드라마를 보며 위안을 받은 것 같았다.”

안소영 배우

안소영 배우


Q : 메시지를 작품에 드러내는 편인가.
A : “기획 때부터 꽉 붙들고 있는 무언가는 있다. ‘택시운전사’에선 ‘(불의로부터) 도망가지 말자’ 였고, ‘말모이’는 다음 세대에 무엇(한글이란 문화 자산)을 남겨줄 것인가에 대한 얘기다. ‘탈주’에선 실패할 자유를 논하고 싶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는 삶의 터전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내 경험과 관련한 작품이다.”


Q : 어떤 경험인가.
A : “암 수술을 계기로 삶의 마지막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죽기 전에 지인들을 불러 잔치 같은 장례식을 치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만든 게 ‘인생은 아름다워’다.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그 장면이다.”

‘탈주’.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탈주’.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Q : ‘탈주’에서 ‘내 마음껏 실패하러 가는 겁니다’라는 규남(이제훈)의 대사가 함축하는 바가 크다.
A : “반공 영화 이미지를 희석시켜 준 명대사다. 그 대사를 듣고 눈물을 쏟은 탈북자도 있다. 실패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게 인생이다. ‘살목지’가 잘 된 건 전작인 ‘소주 전쟁’의 실패에서 배운 게 있었기 때문이다. 규남이 늪에 빠지는 장면은 내가 고집했다. 배우가 고생하는 걸 관객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택시운전사’. [사진 네이버 영화]

‘택시운전사’. [사진 네이버 영화]


Q : ‘탈주’가 신념을 향한 도망이라면, ‘택시운전사’는 양심으로의 U턴이다.
A : “2009년 쇼박스 근무 때 영화 ‘맨발의 꿈’을 찍던 동티모르에 갔는데, 촬영장에 칼을 든 괴한이 침입해 모두 도망간 적이 있었다. 그때 박희순 배우는 도망가다 돌아와서 아역 배우를 안고 다시 뛰었다. 힌츠페터 기자와 김사복의 기사를 접한 뒤 당시 기억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다시 돌아오는 용기를 부각시키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택시운전사’를 만들었다.”


Q :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인가.
A : “베스트셀러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10부작 시리즈(디즈니+)로 만들고 있다. 낙동강 전투 또는 장진호 전투를 배경으로 한 한국전쟁 영화도 준비 중이다. 가수 나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영원한 친구’(가제)는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나미가 예전 매니저의 근황을 궁금해 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다. 당시의 열악한 쇼 비즈니스 환경까지 담아낸다. 램프 영화엔 음악이 안 빠진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음악을 좋아한다.”

영화의 최전선:제작자 열전
영화 제작자는 기획부터 개봉까지, 영화의 운명을 책임지는 존재다. 감독이 선장이라면 제작자는 선주다. 흥행의 공은 모두에게 돌리고, 실패의 책임은 홀로 진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영화 제작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인터뷰 전문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에서 매주 금요일 공개한다.

영화 제작자는 기획부터 개봉까지, 영화의 운명을 책임지는 존재다. 감독이 선장이라면 제작자는 선주다. 흥행의 공은 모두에게 돌리고, 실패의 책임은 홀로 진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영화 제작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인터뷰 전문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에서 매주 금요일 공개한다.

“‘애마부인’ 애마, 이제 너 가져” ‘살목지’ 제작자 펑펑 운 사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3683




정현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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