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에서 열린 ‘그날의 용기, 오늘의 노래’ 행사에서 에티오피아 강뉴 합창단이 한국어로 노래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할아버지가 함께 이곳에 왔다면 정말 기뻐하셨을 거예요.”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 용사의 손자인 마크(14)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에서 열린 ‘그날의 용기, 오늘의 노래’ 행사 무대에 올라 합창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마크는 “한국이 할아버지의 희생을 잊지 않아 더욱 자랑스럽다”고 했다.
75년 전 1만여 ㎞ 떨어진 한반도 전장으로 향했던 에티오피아 최정예 강뉴(Kagnew) 부대. 그 참전 용사들의 34명 후손으로 구성된 강뉴합창단이 이날 감사의 정원 무대에 섰다. 서울시는 강뉴부대의 헌신을 기억하고, 자유를 함께 지켜낸 양국의 연대를 미래 세대의 문화와 우정으로 이어가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보훈·문화예술계 인사,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부대 이름인 강뉴는 암하라어(語)로 ‘적을 섬멸하다’ ‘혼돈에서 질서를 세우다’라는 의미다.
이날 공연에는 강뉴합창단을 비롯해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시합창단, 비보이팀 등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서울시향 현악 5중주로 막을 연 공연은 비보이 퍼포먼스와 서울시합창단의 ‘그리운 금강산’ ‘아름다운 나라’ 공연으로 이어졌다. 이어 강뉴합창단은 우리말로 ‘고향의 봄’과 ‘홀로아리랑’을 부르며 자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공연 말미에는 한국과 22개 참전국의 연대와 희생을 상징하는 ‘감사의 빛’ 점등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강뉴합창단원 블린(15)은 “양국의 우정이 감사의 정원처럼 오래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참전국들이 지켜낸 자유 위에서 서울은 문화·예술을 나누는 도시로 성장했다. 그 인연을 미래 세대의 우정으로 잇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