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김건희 여사를 22일 첫 소환해 조사했다. 대통령실 관저 이전 예산 불법 전용 혐의로 김대기 전 비서실장 등을 구속기소한 특검팀은 김 여사가 관저 공사 인테리어업체인 21그램으로부터 디올 의류 등을 수수한 이후 예산 전용 논의가 시작한 데 주목하고 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디올 제품들을 관저 이전 공사 계약 대가로 의심했는데, 종합특검팀은 공사대금 확보 목적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특검팀은 2022년 관저 이전 공사를 21그램이 맡는 데 관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21그램 측으로부터 디올 의류 등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김 여사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A4 용지 1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이와 관련한 내용을 물었지만 김 여사는 대부분 질의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디올 의류 등을 받은 시점에 주목했다. 21그램 김모 대표와 그 아내인 조모씨가 디올 재킷, 벨트, 팔찌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건 2022년 5월이다. 특검팀은 당시 21그램이 진행하던 관저 이전 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정황을 파악했다. 21그램이 대통령실 예산 부족으로 공사 대금을 받기 어려워지자 공사를 멈추고 김 여사를 찾아갔다고 보고 있다.
21그램이 김 여사에게 디올 의류 등을 전달한 이후 공사를 재개했다는 게 특검팀 조사 결과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김 여사가 21그램에 예산 편성을 보증해줬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대기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윤재순 총무비서관이 행정안전부 예산 전용을 통해 관저 공사 예산 마련에 나선 것도 디올 3종 전달 이후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윤 전 비서관에게 직접 전화해 예산 마련을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21그램 공사 비용 문제를 얘기해 윤 전 대통령이 나섰다는 게 특검팀 의심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1그램 이전에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의 설계도를 받아본 정황도 파악했다.
김 여사는 디올 의류를 비롯한 제품을 21그램 측으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적 없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