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울시 前CIA국장 별세…1994년 방한해 YS와 북핵 논의도
중앙일보
2026.07.22 08:58
2026.07.22 09:00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국장. 뉴시스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울시 전 국장이 전날 워싱턴DC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유족이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울시 전 국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3년 CIA 국장에 임명돼 냉전 종식 이후 역할 재정립에 나선 CIA를 2년여간 이끌었다.
그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미국 의회가 군사비와 정보기관 예산 축소를 추진하던 시기에 CIA 수장을 맡아 조직 역량 유지에 주력했다.
울시 전 국장은 당시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우리는 거대한 용을 쓰러뜨렸지만 이제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한 독사들로 가득 찬 정글에 살고 있다”며 냉전 이후 CIA가 이란과 북한 등 적국, 테러단체, 무기 확산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임 중이던 1994년 CIA 방첩 담당 고위 간부였던 올드리치 에임스가 9년간 소련 정보기관에 기밀 정보를 넘긴 혐의로 체포되면서 조직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이 사건은 CIA 역사상 최악의 보안 실패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됐다.
울시 전 국장은 CIA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고 조직 문화 개선에 나섰지만, 백악관과 의회와의 갈등 속에 취임 23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CIA를 떠난 뒤에는 기업 이사회와 재단 등에서 활동했다. 2017년 1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선임 고문을 맡았으나, 이후 국가 안보 정책을 둘러싼 견해차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울시 전 국장은 재임 당시 한국과도 접점이 있었다. 그는 1994년 1차 북한 핵 위기 당시 CIA 국장 자격으로 극비리에 방한해 김영삼(YS) 당시 대통령과 만나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안보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던 상황에서 그의 방한은 북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간 고위급 정보 공조의 일환으로 평가됐다.
울시 전 국장은 재임 기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미국의 주요 안보 현안으로 지목했으며,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을 “불안과 우려를 일으키는 가장 위험한 곳”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