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정부세종청사 외벽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현판 설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30대 기후에너지환경부 사무관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고인이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기후부도 지난 주말부터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21일 경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기후부지부 등에 따르면 세종남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사망한 기후부 사무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 등을 겪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변인과 생전 기록 등을 조사 중이다. 임관 10개월 차인 A씨는 그간 기후적응 및 에너지 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사망 이후 기후부 내부에서는 고인이 평소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으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기후부 내부망 온라인 게시판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동료 B씨는 “바쁘다는 핑계로 A사무관의 힘듦을 지나쳤던 것이 가슴에 사무친다. 가까이 지낸 동료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A사무관이 생전 ‘업무에 관해 질문, 상의하는 과정서 자주 질책받았다’ ‘인신공격성 발언 및 모욕이 있었다’는 말을 주변에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이 조직 내에서 어려움을 표현하거나 도움을 요청했을 때 이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또 이번 일을 특정 관리자 한 사람의 문제로만 끝내지 않고, 조직의 관행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부 감사관실에서도 자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감사관실은 유족들로부터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증거를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부 노조 관계자는 “고인의 애도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료 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부처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지난 17일 내부 공지를 통해 “우리 곁을 떠난 A사무관의 명복을 빌며 누구보다 아픔이 클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냈다. 김 장관은 “최근 업무 또는 비보를 통해 힘든 감정을 느끼고 계신다면 홀로 견디거나 망설이지 말고 손을 내밀어 주길 바란다”며 “저부터 무겁게 되돌아보겠다. 기후부의 업무 방식이나 조직 문화 중 동료를 힘들게 만든 부분은 없었는지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기후부는 “가해자로 지목된 A씨의 상급자는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라며 “경찰 조사로 고인의 사망 원인이 밝혀지면 징계 등 향후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