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브리지 재난안전 체험교육 산불 피해지역 초등생 찾아가 교육 아이들 눈높이 맞춘 체험 프로그램 9월부터 노년층으로 대상 확대
희망브리지 재난안전 체험교육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집중호우 대피 요령을 익히고 있다. [사진 희망브리지]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평소 철저히 대비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2022년 대형 산불로 큰 아픔을 겪었던 동해안 지역에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특별한 재난안전 교육이 열려 주목받고 있다. 전문 안전교육 강사들이 각종 체험 장비를 갖추고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함께 배우고, 서로 지켜요! 희망브리지 재난안전 체험교육’ 현장을 들여다봤다.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이자 재난안전 전문 교육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지난 6월부터 경북 울진, 강원 강릉·동해·삼척 등 산불 피해 지역 초등학생들을 찾아가고 있다. 7월 20일 기준, 이미 10개 초등학교에서 총 1600여 명의 학생이 교육을 마쳤다.
전문 안전교육 강사진이 체험형 장비를 활용해 진행하는 이 교육은 1시간 20분 동안 학생들이 지진·화재 등의 재난을 체험하고, 대피법과 소화기 사용법 등을 배우고, 구명조끼 착용, 심폐소생술, 하임리히법 등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대응 요령을 익히는 실습 위주로 구성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학교 환경과 여건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는 ‘우리 학교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교육이 효과를 높이고 있다. 학교 측은 ▶소화기 사용법 ▶화재 대피 ▶수상 안전 ▶지진 VR(가상현실) ▶심폐소생술 ▶하임리히법 등 6개 핵심 프로그램 중 필요한 4개를 골라 ‘우리 학교 맞춤형 안전교육’을 구성할 수 있다.
지난 6월 11일 경북 울진 남부초등학교에서는 전교생 125명을 대상으로 지진·화재 대피, 응급처치, 수상 안전교육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소화기를 직접 분사해 보고 물놀이 사고에 대비한 구명튜브 투척법을 배웠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교육용 마네킹(애니)의 가슴을 압박하며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한 초등학생은 “심폐소생술 가슴 압박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내 손으로 실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끝까지 열심히 하게 됐다”며 웃었다.
희망브리지는 ‘단 한 명의 어린이도 안전교육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규모가 작은 학교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교생이 42명인 강릉 정동초등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학교는 소화기 사용법, 화재 대피, 수상 안전, 지진 VR 체험교육을 신청해 전교생이 체육관에 모여 체계적인 재난 행동 요령을 익혔다.
지난 20일에는 전교생이 19명에 불과한 강릉 온정초등학교를 찾아가 화재 대피, 하임리히법, VR 지진체험, 수상안전 교육을 진행했다.
안전 강사의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하던 학생들은 체험을 통해 실제 대응력을 길렀다. 수상안전 교육에 참여한 한 학생은 “구명조끼를 입을 때 다리 사이 끈을 단단히 매지 않으면 물속에서 조끼가 벗겨져 위험하다는 점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현장의 한 교사는 “우리 지역은 2022년 산불로 피해를 입었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라 안전교육이 그 어느 곳보다 절실했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해 아이들이 재난을 생생하게 직접 체험하고 익힐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이라 큰 도움이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희망브리지의 현장 밀착형 예방 교육은 올가을 한 단계 더 확장된다. 오는 9월부터 맞춤형 재난안전 체험교육 대상을 ‘노년층’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 산불 피해 지역인 울진·강릉·동해·삼척 등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대표적인 농어촌 지역이다. 이곳의 어르신들은 신체적 제약이나 정보 부족으로 인해 지진·폭염·폭우 등 갑작스러운 재난이 발생했을 때 큰 피해가 우려된다.
희망브리지는 복지관과 마을회관 등을 직접 방문해 어르신들의 신체 조건과 생활 환경에 맞춘 ‘시니어 재난안전 체험교육’을 본격 전개한다. 실생활 밀착형 화재 피해 소화기 사용법, 신체 무리를 최소화한 대피 요령 등을 어르신들이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희망브리지 신훈 사무총장은 “재난과 위급 상황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특히 재난 약자인 어린이나 어르신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며 “누구나 재난 상황에서 침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체험교육을 계속 확대해, 재난 앞에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