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부촌 어린이 희귀암 잇따라…주민들 “집단 발병 조사하라”
Los Angeles
2026.07.22 13:37
라데라랜치 아동 9명 희귀암
주민 수백명 집회 진상조사 촉구
21일 오렌지카운티 라데라랜치에서 열린 주민 설명회에서 브라이언 달튼이 희귀암으로 세상을 떠난 딸 릴리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채 발언하고 있다. 달튼은 어린이 희귀암 집단 발병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KTLA 캡처]
오렌지카운티 라데라랜치(Ladera Ranch)에서 어린이 희귀암 발병 사례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원인 규명과 정부 차원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NBC LA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등에 따르면 전날 라데라랜치 중학교에서 열린 주민 설명회에는 수백 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어린이 암 집단 발병(clustering)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인구 약 2만6000명의 라데라랜치에서 최소 9명의 어린이가 ‘유잉 육종(Ewing sarcoma)’ 진단을 받았다. 유잉 육종은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뼈나 연부조직에 발생하는 매우 희귀한 암이다.
설명회에서는 지역에서 장기간 사용된 제초제와 농약 등 환경적 요인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희귀암으로 딸을 잃은 브라이언 달튼은 주민들 앞에서 눈물로 조사를 호소했다.
그의 딸 릴리는 지난 1월 2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릴리는 어린 시절 라데라랜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대학 졸업 사흘 뒤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암인 소원형세포종양(DSRCT·Desmoplastic Small Round Cell Tumor) 진단을 받았다.
이 암은 유잉 육종과 동일한 유전자 융합(Ewing sarcoma gene fusion)을 가지고 있어 최근 라데라랜치에서 보고된 암 사례들과 유전적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튼은 “아이의 생일을 한 번만 더 맞게 해달라고 기도하거나 미래 대신 장례식을 준비하는 일을 더 이상 어떤 어머니도 겪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캐리 베리는 남편 브렛 베리가 수년 전 암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스포츠팀 코치로 활동하며 운동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과정에서 농약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리는 “방호복을 입은 작업자들이 바람이 부는 날에도 농약을 살포했다”며 “아이들과 주민들이 그대로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빌 에사일리 연방검찰청 수석부검사는 연방 환경보호청(EPA)에 서한을 보내 “환경적 요인이 이번 암 집단 발병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환경법 위반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렌지카운티 보건국도 캘리포니아 암등록소, UC어바인 암센터, 오렌지카운티 농업국과 함께 암 발생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카트리나 폴리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아직 암의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제초제 사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현재 라데라랜치에서는 독성이 강한 농약 사용을 일시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일부 주민들은 장기간 지역에 살던 반려동물들까지 희귀암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환경오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서는 특정 환경적 원인이 암 발병과 직접 연관됐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