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캘리포니아가 공동재산제(community property) 주라서 결혼 중 발생한 모든 빚도 무조건 반씩 나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결혼 중, 심지어 별거 전에 발생한 빚이라도 그 돈이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 사용되지 않았다면 법원이 그 빚을 발생시킨 배우자에게 더 많이 배정하거나 전부 부담하게 할 수 있다. 이혼할 때는 누구 이름으로 신용카드나 대출을 받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다. 왜 돈을 빌렸는지, 실제로 어디에 사용했는지, 가족이 그 지출로 이익을 얻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남편이 아내 몰래 카지노에 다니면서 신용카드와 개인대출로 8만 달러의 도박 빚을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 돈이 생활비, 집 대출금, 자녀 학비나 가족의 의료비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데만 사용됐다면 아내는 그 빚이 가족을 위한 채무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법원이 그 주장을 받아들이면 도박에 사용된 빚을 남편에게만 부담시킬 수 있다. 결혼 중에 생긴 빚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내가 절반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신용카드 명세서에 카지노 이름이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금액 전부가 자동으로 도박 빚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여행을 가서 같은 카드로 호텔비, 식사비와 도박 비용을 함께 결제했을 수 있다. 가족이 함께 누린 숙박비와 식사비는 공동생활을 위한 지출로 볼 수 있지만, 남편 혼자 카지노에서 사용한 돈은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실제로 도박 자체는 카지노 마커(marker)나 카지노 내 현금서비스, 칩 구매처럼 호텔비와는 다른 항목으로 명세서에 남는 경우가 많아 생각보다 뚜렷하게 구분되기도 한다. 다만 이를 나누려면 도박에 해당하는 부분이 공동체 이익과 무관하다는 점을 명세서와 사용 시점 등 증빙 자료로 입증해야 하며, 구분이 안 되는 뭉뚱그려진 금액이라면 법원이 전체를 공동 채무로 볼 수도 있다.
남편이 아내에게 알리지 않고 스포츠 도박을 하기 위해 개인대출 5만 달러를 받은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출금이 계좌에 들어온 직후 모두 인터넷 도박 사이트로 빠져나갔고 가족 생활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면, 그 돈의 흐름 자체가 대출 목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반대로 남편 명의로 받은 개인대출이라도 그 돈으로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집을 수리하거나 가족용 자동차를 구입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출 서류에 남편 이름만 적혀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남편의 개인 빚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누구 이름으로 돈을 빌렸는가보다 실제 사용 목적을 더 중요하게 본다.
사업을 하는 배우자의 빚도 이름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남편이 부부 공동재산인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재료비, 임대료와 직원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면 가족 공동체에 이익을 주기 위한 채무로 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업 대출이라는 명목으로 받은 돈이 실제로 카지노나 인터넷 도박 사이트로 흘러갔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겉으로는 사업 운영자금처럼 보여도 은행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추적하면 실제 사용 목적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이혼 사건에서는 누구 이름으로 빌렸는가보다 왜 빌렸고 어디에 사용했는지가 중요하다. 도박 빚이 있다고 해서 상대 배우자가 자동으로 책임을 면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 중 생긴 빚이라고 해서 무조건 절반씩 부담하는 것도 아니다.
배우자의 도박이 의심된다면 카드 잔액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최근 수년간의 신용카드 전체 명세서, 은행계좌 입출금 내역, 현금 인출 기록, 개인대출 서류, 인터넷 도박 사이트 결제 내역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작은 거래 하나가 수만 달러의 채무를 누구에게 배정할지를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만큼,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면 서류를 모으는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와 상담하며 진행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