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현재 월급이 없어지면 배우자부양비 계산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배우자부양비를 내는 사람은 소득이 줄었으니 자신이 지급할 금액도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반대로 배우자부양비를 받으려는 사람은 소득이 없어졌으니 자신이 받을 금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혼 직전에 퇴사하거나 근무 시간을 갑자기 줄이는 선택은 예상과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배우자부양비를 판단할 때 현재 월급명세서에 적힌 숫자만 보지 않는다. 지금 실제로 버는 소득뿐 아니라 그 사람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소득을 벌 수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이를 소득능력, 영어로는 earning capacity라고 한다.
캘리포니아 Family Code section 4320에 따르면 장기 배우자부양비를 정할 때 법원은 양쪽 배우자의 소득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배우자부양비를 받으려는 사람에게는 취업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 그 기술에 맞는 일자리가 실제로 있는지, 추가 교육이나 훈련이 필요한지 등을 살펴본다. 배우자부양비를 내야 하는 사람에게도 실제 소득뿐 아니라 소득능력, 근로소득과 그 밖의 소득, 재산과 혼인 중 생활 수준 등을 함께 고려한다.
예를 들어 한 배우자가 15년 동안 같은 업종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며 매달 8000달러를 벌어왔다고 해보자. 그런데 이혼 이야기가 시작된 직후 특별한 이유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이제 소득이 없으니 배우자부양비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법원이 퇴사 후 소득을 단순히 0으로만 보지는 않을 수 있다.
법원은 왜 퇴사했는지, 비슷한 직업을 다시 구할 수 있는지, 과거 경력과 자격증은 무엇인지, 현재 건강 상태는 어떤지, 실제로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소득능력을 그 사람의 나이, 건강, 교육, 취업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과거 근무 경력과 실제 취업 기회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벌 수 있는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과거에 높은 연봉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예전 소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아니고, 현재 직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소득을 무조건 0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배우자부양비를 받으려는 사람에게도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혼인 중 계속 일하던 사람이 이혼 직전에 자발적으로 퇴사한 뒤 자신은 소득이 전혀 없으니 더 많은 배우자부양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해보자.
법원은 현재 소득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그 사람의 나이와 건강, 학력, 직업 경력, 취업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현실적인 취업 가능성을 검토하여 실제로 벌 수 있는 소득을 고려할 수 있다.
결국 배우자부양비를 내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고 해서 법원이 그 사람이 지급해야 할 금액을 자동으로 낮춰 주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부양비를 받으려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받을 금액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퇴사한 사람이 실제 소득을 제대로 밝히고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법원에는 소득이 전혀 없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체에서 일하고 현금으로 급여를 받는 경우가 있다. 급여를 본인 계좌가 아닌 다른 사람의 계좌로 받거나, 급여 대신 집세와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대금 같은 생활비를 대신 지급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현금으로 돈을 받는 것 자체가 곧바로 불법이거나 숨겨진 소득이라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실제로 받은 돈이나 경제적 혜택을 법원에 제출하는 수입·지출 신고서와 그 밖의 재정 서류에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경우다.
퇴사한 뒤에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여행이나 고액 소비를 계속하거나,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체에서 일하면서 받은 돈을 밝히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숨겨진 소득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다만 상대방이 의심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바로 숨겨진 소득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은행 거래 내역, 현금 입금 기록, 신용카드 사용 내역, 사업체 장부, 급여 자료와 생활비 지급 내역 등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필요하다.
상대방은 소송 중 자료 제출 요구를 통해 은행 거래 내역과 세금보고서, 급여 자료 등을 요구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금융기관이나 사업체에 자료를 요구하고, 사업주나 관련자의 증언을 통해 실제로 어떤 일을 했고 얼마를 받았는지 확인하려 할 수도 있다.
조사 결과 실제로 현금 급여나 생활비 지원을 받으면서 이를 밝히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여러 면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배우자부양비를 내는 사람이 소득을 숨겼다면 숨겨진 금액이 실제 소득에 포함되어 그 사람이 지급해야 할 배우자부양비가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배우자부양비를 받는 사람이 자신의 소득이나 경제적 지원을 숨겼다면 그 사람이 받을 배우자부양비가 줄어들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법원에서 신뢰를 잃는다는 점이다. 소득이 없다고 적어 놓고 실제로는 계속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법원은 재산, 부채와 생활비에 관한 다른 설명도 그대로 믿지 않을 수 있다.
상대방이 숨겨진 소득을 밝혀내기 위해 추가로 변호사비와 자료 요구 비용을 지출했다면 그 비용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부양비 변경이나 종료 절차에서 제출한 수입·지출 신고서가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하고, 필요한 세금보고서가 빠져 있거나 선의로 작성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Family Code section 3667에 따라 법원은 신청 비용, 자료 제출 요구와 증언녹취 등에 들어간 비용을 부담시키는 제재를 명령할 수 있다.
이미 낮은 소득을 전제로 배우자부양비 명령이 내려진 뒤 숨겨진 소득이 발견되었다면 상대방이 부양비를 다시 정해 달라고 신청하거나 기존 명령을 다시 다투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구체적인 결과는 어떤 소득을 숨겼는지, 그 금액이 기존 부양비 명령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언제 발견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법원은 퇴사의 시점과 이유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혼 신청이나 배우자부양비 재판을 앞두고 갑자기 퇴사했는지, 이전부터 건강이나 직장 문제가 있었는지, 퇴사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했는지 등이 중요하다.
“퇴사하면 배우자부양비를 줄일 수 있다”거나 “일을 그만두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문자나 이메일이 남아 있다면 퇴사의 목적을 의심받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배우자부양비를 피하려는 악의가 반드시 입증되어야만 법원이 소득능력을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판례는 의도적으로 부양의무를 피하려는 행위가 없더라도 법원이 배우자부양비를 내야 하는 사람의 지급능력과 소득능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배우자부양비를 내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퇴사하거나 조기 퇴직을 선택했다고 해서 자신이 지급할 금액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배우자부양비를 받으려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고 해서 자신이 받을 금액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물론 모든 퇴사가 불리한 것은 아니다. 회사가 폐업했거나 해고 또는 감원을 당한 경우, 건강이 나빠져 의사가 근무를 제한한 경우, 업계 불황으로 비슷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득 감소가 정당하게 인정될 수 있다.
나이가 많아 현실적으로 재취업이 어렵거나 오랫동안 일을 쉬어 직업 기술이 낡은 경우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어린 자녀나 중병을 앓는 가족을 직접 돌보기 위해 근무 시간을 줄인 경우에도 그 필요성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직접 돌봐야 했는지, 다른 대안이 있었는지, 근무 시간을 어느 정도까지 줄여야 했는지는 구체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로 퇴사했다면 증거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의 해고통지서나 폐업 자료, 의사의 진단서와 근무제한서, 실업급여 신청서, 구직 신청 기록과 면접 이메일 등을 보관해야 한다. 단순히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없었다”고 말하는 것보다 언제 어느 회사에 지원했고 어떤 답변을 받았는지를 보여주는 편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소득능력을 둘러싼 다툼이 커지면 직업평가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California Family Code section 4331에 따르면 이혼이나 법적 별거 사건에서 한쪽이 신청하고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면 법원은 직업전문가의 평가를 명령할 수 있다. 전문가는 그 사람의 나이, 건강, 교육, 직업 기술, 근무 경력과 현재의 취업 기회를 바탕으로 실제로 취업할 수 있는지와 예상 소득이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한다.
결국 이혼을 앞두고 퇴사한다고 해서 배우자부양비를 내는 사람에게 무조건 유리해지는 것도 아니고, 배우자부양비를 받으려는 사람에게 무조건 유리해지는 것도 아니다. 퇴사 이유와 이후의 구직 노력, 건강 상태, 과거 경력과 실제 소득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법원이 현재 소득보다 높은 소득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실제로는 돈을 벌거나 생활비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 이를 재정 서류에 밝히지 않았다면 배우자부양비 금액이 불리하게 정해지는 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법원에서 신뢰를 잃고 추가 비용을 부담하거나 기존 부양비 명령이 다시 검토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직장을 그만둘지는 배우자부양비만 보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건강, 가족 돌봄, 향후 취업 가능성, 생활비와 법적 위험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먼저 퇴사한 뒤 법원에서 이유를 설명하려 하기보다 퇴사 전에 예상되는 결과와 준비해야 할 증거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