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에 주로 서식하던 검은대머리독수리(Black Vulture)가 최근 일리노이주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으로 서식 범위를 넓히면서 축산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새들은 도로나 들판의 동물 사체를 먹어 치워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갓 태어난 송아지와 어린 양을 공격한 사례가 보고되면서 피해 예방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윌리엄슨 카운티의 한 목장주는 지난해 태어난 송아지 한 마리를 검은대머리독수리 공격으로 잃었다고 밝혔다. 송아지는 눈과 혀와 신체 일부가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으며, 목장주는 약 2천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연방 농무부 산하 야생동물관리국(USDA Wildlife Services)은 일리노이 남부 3분의1 지역에 약 6천 마리의 검은대머리독수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 정도 개체수는 가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검은대머리독수리는 일반적인 독수리류와 달리 살아있는 동물을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이 새는 원래 미국 남동부와 멕시코만 연안에 주로 서식했으나 1970년대 이후 개체수가 늘어나며 중서부 지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하고 있다. 과거 살충제 DDT의 영향으로 번식률이 감소했다가 DDT 금지령 이후 번식 환경이 개선되면서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생물학자들은 중서부 기온 상승과 풍부한 먹이 공급원이 북상을 부추기는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검은대머리독수리는 철새보호법에 따라 보호받는 종으로, 허가 없이 포획할 경우 최대 1만5천 달러의 벌금과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피해 농가는 연방 당국의 피해 방제 허가를 받아 제한적으로 포획할 수 있으며, 일부 농가는 죽은 독수리 모형을 설치하거나 보호망과 가축 보호견을 활용하는 등 비살상 방제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 가축에 대한 집중 관리가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