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경부터 은행 직원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는 문의가 영업점에 잇따르고 있다. 은행 고객뿐 아니라 거래 관계가 없는 한인들도 “은행 직원이라는 사람에게 연락이 왔는데 의심스럽다”며 대표번호로 다시 전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사칭 전화는 다수 한인·한국계 은행을 대상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은행은 웹사이트에 관련 안내문을 게시하며 고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사기범들은 주로 사회보장번호와 생년월일, 계좌·신용카드 정보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확보한 정보는 피해자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기존 계좌의 자금을 탈취하고, 신용카드를 부정 사용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
이메일을 해킹해 금융거래 내역을 파악한 뒤 자주 송금하는 상대방으로 위장하는 수법도 있다. 피해자가 특정 업체나 개인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보내는 사실을 확인한 뒤 거래 상대방을 사칭해 “입금 계좌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보내고, 새로운 계좌로 송금하도록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특히 사기범들이 발신번호 조작 기술(스푸핑)을 이용해 실제 은행 대표번호가 수신 화면에 표시되도록 하는 경우도 있어 전화번호만으로 진위를 판단하기 어렵다. 겉으로는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처럼 보여 의심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할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고객에게 갑자기 전화해 사회보장번호나 생년월일, 계좌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일은 없다”며 “이러한 전화를 받으면 즉시 끊고, 은행 공식 웹사이트에 기재된 대표번호로 다시 전화해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직까지 관련 금전 피해가 접수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문의가 급증함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정기적으로 고객에게 주의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은행 측은 총영사관과 정부기관 등을 사칭하던 전화사기 수법이 금융기관으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고,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송금을 재촉하는 전화에 응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