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직접 도움을 요청한 20대 남성이 흉기를 든 채 경찰과 대치하던 중, 현장에 비무장대응팀이 대기하고 있었음에도 경관들이 총격을 가해 숨지는 일이 발생하면서 법 집행기관의 대응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어바인 경찰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5분쯤 한 남성이 911에 전화해 자신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으며 흉기를 든 채 집 밖에 나와 있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관들과 경찰국 위기협상팀(CNT)은 선게이트와 실크우드 교차로 인근 주택으로 출동했다. 현장에는 어바인 비무장대응팀(I-CARE)과 오렌지카운티 소방국(OCFA)도 출동해 대기 중이었다.
이 남성과 경찰은 1시간 넘게 대치를 이어갔다. 경찰은 남성이 투항하도록 설득했으나, 남성이 흉기를 든 채 경관들을 향해 달려들자 비살상 무기 대응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총격을 가했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번 사건은 양씨 사건과 상당 부분 닮아 있어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 대응의 적절성을 지적하는 또 다른 사례로 거론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양씨의 부친 양민 박사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반인이라면 당사자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보내거나 목숨을 살릴 방법을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경찰은 상황을 진압하기 위해 사람을 죽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신질환자와 마주했을때는 무조건 상황을 제어하려 하기보다 사람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사상자 없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양씨는 지난 2024년 5월 흉기를 들고 정신질환 증상을 보이던 중 LA 경찰국(LAPD) 소속 안드레스 로페즈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LA카운티 정신건강국(DMH) 직원 윤수태씨는 상황을 진정시키기보다 섣불리 911에 신고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로페즈 경관 역시 비살상 무기 대신 권총을 발사해 양씨를 숨지게 했다. 당시 경찰은 양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상태였다.
양 박사는 경찰 총격 사건의 기소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도 꼬집었다. 가주 법무부는 최근 5년간 시민을 상대로 한 경찰 총격 사건 41건에 대한 조사를 종결했으나,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본지 6월 19일자 A-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