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상은 요지경’ 이라는 노래가 유행했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 거짓과 허세가 판치는 현시대의 모순을 신랄하게 풍자한 노래다.
한국에 있는 시인 친구에게서 영상 파일을 받은 적이 있다. 열어보니 친구의 목소리로 노래가 들리는데 가수 뺨 칠 정도였다. 아니 이 친구가 이렇게 노래를 잘했었나,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인생에는 기쁨과 슬픔이 함께 찾아 오지만 그것을 담담히 받아 들인다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물어 보니 AI(인공지능)가 만들어준 것이라고 이실직고 답했다. 본인의 목소리로 자기의 시 한편을 읽어 보냈더니 그 목소리로 노래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재미있고 신기한 세상이다.
얼마 전 한국에 사는 동생이 옛날 사진 한장 보내라고 해서 50여년 전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냈다. 부모님이 마주 보고 움직이면서 반가워하는 모습, 어린 아들이 발길질하는 장면 등을 만들어 다시 보내줬다. 인간의 기술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며칠 전 아내 생일에는 딸이 다른 주에 거주하는 친척과 함께 있는 합성 사진을 보여줘 한바탕 웃기도 했다. 정말 감탄할 노릇이다.
현대 기술의 대단함을 느끼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만약 이 기술이 악용된다면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 같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친다면 그것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가 아무리 요지경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요지경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유튜브에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영상물이 많다. 그러다 보니 많은 가짜가 판을 치기도 한다. 기술의 발달로 많은 사람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AI가 발달할수록 우리는 요지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바른 판단, 배려와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I 시대에는 청년들이 취업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AI의 기술도 중요 하지만 사람의 기반이 무너진다면 공허해 지지 않겠는가.
국가의 AI 전략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미래의 세대를 방치 한다면 세상은 더 깊숙한 요지경으로 들어가고 말 것이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대로 산다'고 하지만 요지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정신을 차리며 살아야 할 것이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자기의 이익 보다는 옳고 그름을 먼저 생각하며 정직한 양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지혜롭게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