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문화산책]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Los Angeles

2026.07.23 18:4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장소현 미술평론가·시인

장소현 미술평론가·시인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흔히,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로 알려진 명언이다.
 
B는 탄생(Birth), D는 죽음(Death) C는 선택(Choice)의 머리글자다. 즉, 인생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것(B)과 죽는 것(D)은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사이의 삶(C)은 오로지 자신의 결단과 선택에 달려있다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을 표현한 말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인생은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이다. 순간의 선택에 따라 인생의 길이 정해진다. “지금의 당신은 과거 당신이 했던 모든 선택의 결과”인 것이다. 개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 사회나 나라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같은 자잘하고 즐거운 선택의 고민도 있다. 그래서 짬짜면이 나왔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선택의 고민을 은근히 즐긴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망설이다가 차라리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선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일단 정하고 나면, 물릴 수도 없다.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진로와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어떤 사람과 사귈까?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의 선택은? 어떤 인간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등등…. 단 한 번뿐인 인생의 선택 앞에서는 신중해야 하며, 어떤 선택을 내리더라도 결과에 대해 변명하지 않고 책임지는 자세가 뒤따라야 한다.
 
나 역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허둥대며 살아온 가련한 중생이다. 현명한 선택도 있었지만, 실패한 선택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실패도 내 삶의 소중한 한 부분이지만….
 
내 경우 가장 어려운 선택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느냐 마느냐를 정하는 일이었다. 부모님이 주도하신 ‘전가족이민’이었기 때문에, 장남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의 앞날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대학교수라는 안정된 직업, 극작가로서의 도전 등등…. 그래서, 이민 초기에는 호시탐탐 돌아갈 기회를 노리며 살았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50년을 여기서 열심히 살았다.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
 
돌아보면 정말 후회스러운 것은 남들이 다 가는 안전한 길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이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택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내게 주어진 자주적 선택권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종종 잘못된 선택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헨리 포드
 
겁이 많아서, 로버트 프로스트 시인 같은 용기를 내지 못한 것이다.
 
“두 개의 길이 숲속에 나뉘어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거의 가지 않은 길을 택했고 이는 큰 차이를 만들었다.”
 
이제부터라도 남들이 가지 않는 ‘나만의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내고 싶지만, 이미 너무 늙어버렸다. 그래서, 세상의 기준을 따르지 않고, 묵묵히 ‘나만의 길’을 가며,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 ‘나만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단단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실패도 내 삶의 한 부분이라는 믿음도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항상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수긍해야 한다. 가끔은 아주 훌륭하게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실패가 반드시 성공의 반대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실패 또한 성공의 한 부분이라는 것도 말이다.” -아리아나 허핑턴
 
인생의 참된 가치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답게 나답게 사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삶을 선택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항상 깨어있을 필요가 있다. 보람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나 스스로 묻는 요즈음이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