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각국에 부과한 10∼12.5%의 '강제노동 관세'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여러 국가가 "근거 없는 부당한 관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12.5%의 관세를 부과받은 호주의 돈 패럴 통상관광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이 관세는 부당하고 (미국·호주) 자유무역협정(FTA)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철폐돼야 한다"고 밝혔다.
패럴 장관은 "호주의 강제 노동·현대판 노예제 근절 조치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호주의 리더십은 미국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도 공영 A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결정에 대해 "이 조치는 정말 말이 안 된다"면서 실망했다고 말했다.
역시 12.5% 관세 대상이 된 뉴질랜드의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도 성명을 내고 "극도로 실망스럽다"면서 "미국 측 조사는 강제 노동 관련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의미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세는 해결책이 아니다. 기업의 비용과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토드 맥클레이 뉴질랜드 무역투자부 장관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이 뉴질랜드 경제에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전혀 믿을 수 없다"면서 미 무역대표부(USTR)의 관련 조사는 새로운 관세 부과를 위한 "법적 구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12.5% 관세 대상국인 싱가포르의 비비언 발라크리슈난 외교부 장관도 이번 조치에 경제적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전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필리핀 마닐라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밝혔다.
그는 루비오 장관에게 "미국은 우리를 상대로 무역 흑자 국가이고 실상 흑자 규모도 커지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할 기술적·경제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점을 단호히 지적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당국은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 등 불공정 무역 관행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에도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민간 업계의 반발도 잇따라 조지 바르셀론 필리핀 상공회의소 회장은 AFP에 "이번에 부과된 12.5%라는 퍽 높은 세율은 매우 우려스럽고 놀랍다"면서 "이는 산업 경쟁력을 저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필리핀 통상산업부가 이번 관세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현지시간 전날 USTR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문제 삼아 60개국에 10∼12.5%의 관세 부과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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