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차기 아시안컵까지 일본 대표팀을 지휘하기로 합의한 뒤, 2026년 7월 24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일본축구협회(JFA)를 인용해 모리야스 감독의 계약이 내년 1월 7일부터 2월 5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종료된다고 전했다. AFP=연합뉴스
북중미 월드컵 선전으로 국민적 관심을 끈 일본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을 놓고 일본축구협회(JFA)의 ‘밀실 결정’ 논란이 커지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森安一) 감독이 6개월만 더 대표팀을 지휘한 뒤, 21세 이하(U-21) 대표팀의 오이와 고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는 이례적인 인사가 결정되면서다.
JFA는 23일 이사회에서 모리야스 감독의 단기 연장과 오이와 감독의 후임 선임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모리야스 감독은 내년 2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오이와 감독은 3월부터 2030년 월드컵까지 성인 대표팀을 맡는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준비하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직도 당분간 겸할 예정이다.
스포츠호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6개월 한정 지휘’가 결정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내년 초 아시안컵까지만 팀을 맡는다”고 지적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최근 두 차례 월드컵에서 세계 강호들을 잇따라 꺾거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일본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츠호치도 “지난 8년 동안 거둔 성과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독일과 스페인, 브라질, 잉글랜드 등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국가들을 꺾었다. 107경기에서 73승 16무 18패를 기록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남겼다”며 “협회는 공로자에게 단 6개월의 지휘만 제안했고, 모리야스 감독은 이 ‘무례한’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6월 29일 열린 일본-브라질의 북중미 월드컵 16강전 종료 뒤 일본 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미야모토 쓰네야스(宮本恒靖) JFA 회장의 주도로 추진됐다. 미야모토 회장은 당초 외국인 감독 영입을 위해 관계자를 유럽에 파견했지만 예산과 계약 조건 등이 맞지 않자 일본인 감독 체제 유지로 방향을 틀고, 모리야스·오이와 감독과 물밑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 강화 방침과 국제대회 성과를 검증해야 할 기술위원회가 사실상 배제됐다는 것이 일본 언론들의 지적이다.
아사히신문은 24일 한 기술위원의 말을 인용해 “감독 인사는 윗선에서 결정하니 기술위원회에서는 논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기술위원회가 유명무실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월드컵 경기 내용과 선수 선발, 전술 운용에 대한 평가가 감독 인선에 반영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닛칸스포츠는 이번 결정을 “미야모토 회장의 독단과 실패가 초래한 기형적인 대표팀 감독 인사”라고 규정했다. 외국인 감독 영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다 무산된 결과, 모리야스 감독에게 반년만 맡기고 이미 후임까지 정해 놓는 전례 없는 체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스포츠호치도 감독 선임 과정을 문제 삼았다. 미야모토 회장이 “기술위원회는 감독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힌 데 대해, 과거엔 기술위원회가 후보를 검토해 추천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