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이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7월 미국-남미 이재명 대통령 순방에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26.07.22.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전분기 대비 0.6%)에 대해 “1분기보다 더 서프라이즈, 예상보다 3배가 나왔다”고 평가하면서도 “부동산·환율에 다가올 압력은 (우리 경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해볼)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24일 미국 로이터·블룸버그·AP 등외신에 따르면 김 실장은 국내의 고용 없는 성장과 k자형(양극화형) 성장에 대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김 실장은 “한국은행이 본인들 스스로도 인공지능(AI) 혁명의 스케일과 스피드를 잘 모르고 있다”고 높은 2분기 성장률을 평가하면서도, “고용 없는 성장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소문자 k가 아닌 대문자 K”라고 평가했다. 반도체·AI 산업이 GDP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그 외 산업은 고용 감소를 비롯한 저성장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김 실장은 “그래프를 보면 청년은 고용 절벽이고, 축소 폭도 굉장히 가파르다”며 “위의 성장으로 ‘아랫단 고용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가올 부동산·환율 압박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김 실장은 “부동산·환율에 다가올 크기가 통상적인 메커니즘으로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며 “(부동산·환율이) 전혀 다른 성격의 과제, 제 나름대로 (우리 경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할)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부터 미국을 거쳐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를 방문하는 7박 11일 순방에 맞물려 김 실장의 이날 인터뷰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순방의 첫 일정으로 ‘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AI) 서밋’에 참석하는데,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외 글로벌 AI·반도체 기업 수장 8명과의 대화도 예정돼 있다.
그런 만큼 김 실장은 인터뷰에서 AI 시대의 맞춤형 대응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도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AI 시대는) 아예 (AI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한다”며 “누군가는 청년들이 첫걸음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AI가 그런 수요를 다 대체하니 사회에 첫발 내딛는 청년들에겐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의 고용 없는 성장은 (인터넷 시대인) 10년, 15년 전과 다른 모습인 만큼 기존 대응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 서밋이 끝난 뒤 일부 경영진과의 만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며 “지난번 젠슨 황의‘깐부치킨’ 회동처럼 좋은 이름을 지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 장관이 “(지난 1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반도체 팹을) 건설하게 하고 싶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서부에 있는 빅테크 기업 입장에선 팹이 어디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선을 그었다. “(광주 반도체 팹은) 미국 주문에 부응하기 위한 확장이기 때문에 미국의 폭발하는 수요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것과 사실상 같은 효과를 낼 것이란 취지로 말한 것이다.
김 실장은 또 지난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당시 제기된 ‘4700조원’ 투자에 대해 “당시 숫자가 너무 크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클 수 있다”며 “이번 샌프란시스코 계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 등 우리 대표 기업들과 글로벌 빅테크 간에 그동안 오갔던 초대형 장기 공급 계약과 새로운 전략적 투자가 한꺼번에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여야가 2018년 대비 ‘69~80% 수준’으로 의견을 모은 204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대해선 “SMR(소형모듈원자로)도 그 (해법의) 대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예전처럼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대립적으로 보기보다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저탄소’ 관점에서 접근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며 일방적인 ‘탈원전’ 기조만 고수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도 김 실장은 “어쨌든 탄소중립기본법을 준수할 것”이라며 “8월에 수소와 새로운 에너지 쪽에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목표·비전을 발표하는 행사를 하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