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엔시니타스의 한 주택 앞에 매물(For Sale)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6.58%로 약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택 구매자들의 금융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로이터]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약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주택 구입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국책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은 23일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6.5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주 6.55%보다 0.03%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4%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모기지 금리는 최근 3주 연속 상승했다. 15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도 지난주 5.93%에서 5.96%로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87%였다.
모기지 금리 상승은 주택 구매자들의 월 상환액을 수백 달러까지 늘릴 수 있어 주택 구매력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주택 구매를 미루는 수요가 늘면서 올해 미국 주택 거래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모기지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정책뿐 아니라 국채 금리와 인플레이션 전망 등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장기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23일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70%로 일주일 전 4.57%보다 상승했다. 이란 사태 이전인 2월 말에는 3.97% 수준이었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연준이 모기지 금리를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기준금리 정책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결과적으로 모기지 금리에도 반영된다.
모기지 금리는 올해 2월 말 한때 6%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금리 상승은 이미 침체된 주택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1~6월 기존 주택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했지만, 연간 환산 거래량은 약 400만 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미국의 장기 평균인 520만 채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브라이트 MLS(Bright ML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사 스터티번트는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금리뿐 아니라 사상 최고 수준의 집값과 휘발유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