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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쌩쌩한 96세 할머니…“손만 움직인다” 놀라운 뇌 단련법

중앙일보

2026.07.25 14:00 2026.07.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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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실이 정교한 기하학적 문양을 그리며 둥근 공(손공·手毬 ) 위에 수놓였다. 손공을 다루는 96세 장인의 손길엔 흔들림이 없었다. 돋보기안경도 쓰지 않고 쪽가위로 미세한 실밥을 정리하는 그의 눈빛은 섬세하고 예리했다.
박재숙 손공 수예가가 지난 5월 서울 용산구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손공자수전에서 손공을 다듬고 있다. 김종호 기자

박재숙 손공 수예가가 지난 5월 서울 용산구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손공자수전에서 손공을 다듬고 있다. 김종호 기자


지난 5월, 서울 용산구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손공 자수전’에서 박재숙(96·이하 경칭 생략) 손공 수예가를 만났다. 그는 이번 개인전에서 직접 만든 수예 공인 ‘손공’ 300여 점을 선보였다. 전시장엔 가방이나 휴대전화에 달고 다닐 만큼 작은 공부터 두 손에 한가득 들어올 정도로 큰 공까지 각기 다른 문양이 수놓인 형형색색 공들이 가득했다.

그는 1960년대 일본인 전통 기술 전승자에게 배운 뒤 60년 넘게 독학으로 손공을 만들어왔다. 손공은 일본에서 여성들의 공놀이에 쓰이던 전통 장난감이다. 솜으로 된 심(芯)에 흰 실을 감아 공(毬)을 만들고, 그 위에 아름다운 색실을 감아 기하학 무늬를 소박하게 담아낸다. 공을 만들고 수를 놓는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 이게 그냥 손재주로 만드는 단순한 공예품 같지요? 사실 이건 수학적 머리 없으면 만들 수가 없어요. "


박재숙은 손공 하나를 들어 보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공의 크기에 따라 표면을 각기 다른 등분으로 쪼개요. 그리고 오색실로 비례와 대칭이 딱 맞는 문양을 완성해내야 하죠. 모든 과정이 치밀한 계산으로 이뤄져요. 저는 다 암산으로 하죠.”

실제로 그의 작업실엔 정교하게 그려진 도안이나 밑그림, 숫자 계산을 적어 놓은 메모 한 장 없었다. 오로지 머릿속으로 문양 디자인을 완성하고 모든 땀 수를 암산한 뒤, 손으로 구현해낸다. 그렇게 탄생한 그의 작품 중에 똑같은 모양은 단 하나도 없다.

" 머릿속으로 ‘이렇게 하자’ 계산이 딱 나오면 손이 알아서 움직여요. 내 머리와 육체가 아직 굳지 않았다는 걸 이 공을 감으며 매일 확인해요. "
박재숙 손공 수예가가 지난 5월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자신의 개인 전시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박재숙 손공 수예가가 지난 5월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자신의 개인 전시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종일 머릿속으로 손공을 그리고 있다는 그는 “뇌가 굳지 않으려면 누가 차려주는 밥상에 길들여지지 않고 스스로 긴장감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뇌는 쓰면 쓸수록 더 단단해지는 근육과 같았다.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 매일 고차원의 방정식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었다.

손공 수예는 손과 머리가 함께 놀아야 가능한 고도의 작업이다. 머리로는 복잡한 숫자를 계산하고 손끝으로는 여러 가닥의 얇은 실을 섬세하게 제어해야 하는 이 작업은 사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굳고 시력이 흐려지는 노인에겐 신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하나의 손공을 만들 때 많게는 10여 가지 색깔의 실로 구상한 문양을 한 치의 오차 없이 바느질한다. 공의 둘레를 줄자로 한 번 잰 후, 암산으로 공을 6·8·10·12·16·24등분으로 나눠가며 무늬를 그려낸다. 다양한 색이나 복잡한 문양이 들어간 손공 하나를 만드는 데 최장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 수예는 손으로 하는 수학이에요. 공 둘레를 정확히 분할해서 나눗셈하지 않으면 문양이 사정없이 찌그러져요. 까딱 계산을 잘못했다가는 실 한 줄이 아주 미세하게 엇나가게 되고, 그러면 전체 무늬의 대칭이 깨져버리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에요. "

(계속)

96세 박재숙의 뇌는 왜 그렇게 쌩쌩할까.
또 노년의 흔한 굽은 등이나 말린 어깨, 거북목 증상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박재숙의 뇌 단련법 비밀은 단지 손만 건드린다는 것이었다.
“내 자식들에게도 꼭 시킨다.”는 믿기지 않는 뇌 단련법,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5921

김서원.선희연.이민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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