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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만류에도 “더 할 일 없다”…정성호 사의 굽히지 않는 이유

중앙일보

2026.07.25 23:57 2026.07.2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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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퇴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건 지난 22일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보완수사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공식화한 날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장관과의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장관과의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완수사 소신…정부·당론 다르자 사의

장윤기 사건 등이 불거진 이후 민주당 내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가 제기됐지만, 당 지도부가 폐지 원칙을 명확히 하자 정 장관이 결단을 내렸다는 풀이가 나온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는 사실상 수사가 아니다. 검사가 제대로 기소 및 공소 유지를 하려면 수사와 관련된 증거를 보관할 수 있는 장치는 남겨둬야 한다”(3월 중앙일보 인터뷰)고 하는 등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결국 정부‧여당이 이와 다른 결론을 내자 사의를 통해 정치적 책임을 지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 장관이 장관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힌 게 갑작스럽지 않다는 게 정 장관 주변의 설명이다. 그는 사의 고민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전부터 정 장관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까지가 본인의 마지막 역할이라고 얘기했다”며 “보완수사 폐지의 문제점을 얘기해왔지만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고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격무로 인한 건강상 어려움도 주변에 토로했다고 한다.



검찰개혁 고비마다 여당 강성과 다른 의견

정 장관은 지난해엔 중수청을 법무부가 아닌 행정안전부 산하에 뒀을 때 수사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고, 보완수사 폐지 땐 국민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문자 폭탄’과 같은 방식으로 정 장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올해 초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이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민주당 강경파 주도로 법안이 막판 수정되자 법안에 대한 숙의 없이 제도가 설계되는 것에 대해 걱정도 했다고 한다.

법무부의 한 간부는 “정 장관이 정치인이 되기 전엔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니 경찰에 권력이 집중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누구보다 많이 걱정했다”며 “그간 많은 얘기를 했는데도 계속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력감과 답답함이 커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관 발언 폭 한계 때문이란 분석도

이재명 대통령은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하진 않아 공식적으로 반려되거나 철회하진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이 만류하면서 장관직 사퇴는 보류됐다고 한다. 앞서 정 장관은 사의 표명 논란이 일자 연합뉴스에 “더는 할 일도 없고 의지도 없다”며 “당에 가서 중심을 잡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 같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를 원칙으로 하고, 민주당 뜻에 따르기로 하다 보니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하게 말하기 어려워진 상황도 사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선 “보완수사권이 폐지됐을 때 경찰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면서도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와 달리 정부 입장이 정해진 이후 정 장관은 보완수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자제해왔다.

정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진 이후 여‧야 모두 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여‧야가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냈지만, 그 이유는 상반된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6일 “정 장관이 사의를 표명할 만큼 (보완수사권 폐지는) 치명적인 사안”이라며 “법무장관의 책임은 사퇴가 아닌 형사사법 체계 수호다.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적극 건의하고 끝까지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검찰조직의 수장으로서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시대정신과 국민적 요구는 검찰개혁이다.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이 목전"이라며 "충정은 이해하나 사표는 반려돼야 한다. 정 장관이 검찰개혁의 총대를 메지 않으면 그 누가 이 대통령을 지키고 성공시키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정진호.정진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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