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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가 남긴 ‘7번’ 유니폼…이강인이 물려받은 이유

중앙일보

2026.07.26 02:19 2026.07.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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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등번호 7번과 ‘KANG IN’이 새겨진 AT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한국 전통 갓을 쓴 모습. AT 마드리드가 구단 SNS에 ‘이강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등장이오!’란 글과 함께 올린 합성사진이다. 오른쪽은 홈구장인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 [사진 AT 마드리드 SNS]

이강인이 등번호 7번과 ‘KANG IN’이 새겨진 AT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한국 전통 갓을 쓴 모습. AT 마드리드가 구단 SNS에 ‘이강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등장이오!’란 글과 함께 올린 합성사진이다. 오른쪽은 홈구장인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 [사진 AT 마드리드 SNS]


이강인(25)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M) ‘레전드’ 앙투안 그리즈만(35·프랑스)의 후계자가 됐다.

스페인 프로축구 ATM은 이강인과 2031년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고 25일 발표했다. ATM은 ‘날아라 슛돌이’ 패치, 전통 갓을 쓴 합성 이미지 등 SNS에 이강인 관련 게시물을 이틀간 13개나 올렸다. 서울 광화문 대형광고판에 이강인 대형 이미지도 내걸었다. 또 유니폼에 ‘KANG IN’과 등번호 ‘7’을 새기는 영상도 올렸다.

ATM에서 7번은 신성한 번호다. 그리즈만이 이 번호를 달고 총 열 시즌 ATM에서 뛰면서 구단 최다골(212골)을 기록했다. 지난 여름 미국 올랜도시티로 이적한 그는 이강인이 등번호 7번을 단다는 소식에 ATM 상징색인 붉은색과 흰색 하트를 남겼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왕이 떠나면 새로운 왕이 들어선다. 어린왕자(그리즈만)를 잊게 만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강인은 신성한 번호와 함께 새 시대를 연다”고 표현했다.

그리즈만은 이강인이 등번호 7번을 단다는 소식에 AT 마드리드 상징색인 붉은색과 흰색 하트를 남겼다. 사진 ATM 인스타그램 캡처

그리즈만은 이강인이 등번호 7번을 단다는 소식에 AT 마드리드 상징색인 붉은색과 흰색 하트를 남겼다. 사진 ATM 인스타그램 캡처


ATM은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3대 명문이다.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스페인-아르헨티나)에 나간 소속 선수가 10명이나 된다. 하지만 2021년 라리가 11번째 우승 후 정상과 인연이 없다. 밀집수비를 박살 낼 창의적인 선수가 없다는 게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다.

AT 마드리드 라커룸에 걸려있는 등번호 7번의 이강인 유니폼. [사진 AT 마드리드 SNS]

AT 마드리드 라커룸에 걸려있는 등번호 7번의 이강인 유니폼. [사진 AT 마드리드 SNS]


그래서 이강인이 가는 거다. 세계적인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3년 반 전부터 이강인 영입을 원했다. 이강인은 ATM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 또는 그리즈만이 뛰었던 섀도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인 7번이 측면을 파괴하는 윙어라면, 그리즈만의 7번은 센터포워드 바로 밑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겸하는 ‘9.5번형 공격수’였다.

시메오네는 정교한 왼발 킥과 탈압박 능력을 지닌 이강인이 이 전술에 맞는 맞춤 선수로 보는 듯하다. ATM 전문 매체인 아틀레티코 스탯은 “이강인이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찔러주는 이른바 ‘메시 패스’는 그리말도, 바에나, 루크먼 같은 선수들에게 천금같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전드 그리즈만(가운데). EPA=연합뉴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전드 그리즈만(가운데). EPA=연합뉴스


이강인은 열살이던 2011년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해 마요르카를 거치며 10년 넘게 스페인에 거주해 적응이 수월하다. 김민재(뮌헨)에 이어 역대 한국인 이적료 2위 4000만 유로(665억원, 옵션 포함)의 거물이어서 충분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왕관을 쓰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그리즈만이 세계 최고로 평가받은 이유는 화려한 공격력에 더해 무시무시한 수비 가담과 활동량 때문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으로 수비를 중시하는 시메오네 체제에서 ‘헌신하지 않는 에이스’란 존재할 수 없다. 90분 내내 지옥 같은 압박과 커버 플레이를 요구하는 ATM의 체력적·전술적 과제를 완수해야만 비로소 진짜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 ‘마케팅용 선수에게 그리즈만 등번호를 물려주는 게 맞느냐”는 반발도 나온다. 시메오네 감독의 아들인 줄리아노 시메오네, 알렉스 바에나 등과 치열한 주전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다음달 9일 서울에서 열릴 AT 마드리드와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친선 경기는 이강인 가치를 보여줄 무대다. 이강인은 스페인 무대에서 레알 마드리드 소속 킬리안 음바페, FC바르셀로나의 라민 야말과 맞대결한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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