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은 없는 사진. 우상조 기자
직장인 10명 중 4명 이상이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정시 출근과 작업을 요구받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6일 나왔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자연재해 상황에서 출퇴근 시간 조정이 보장되느냐’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 중 43.8%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용 형태별로 격차가 나타났다. ‘보장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비정규직(49.8%)이 정규직(39.8%)보다 많았다. 특히 프리랜서·특수고용(55.3%), 파견·용역·사내하청(58.3%), 일용직(58.5%)은 그 비율이 절반을 웃돌았다.
직장갑질119는 “비정규직 내부를 다시 보면 일용직, 사내하청 등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저임금,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재해 상황에서 근무 조정에서 소외되는 정도가 심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응답자 중 38.4%는 태풍과 폭우, 폭설, 지진 등 자연재해로 정부가 재택근무나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권고했지만 회사 지시에 따라 평소와 마찬가지로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 7명 중 1명은 자연재해 때문에 지각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경험했거나, 동료가 불이익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자연재해 상황에서 직원들이 스스로 근무 형태를 선택하거나, 작업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65.4%를 차지했다.
직장갑질119는 “고용노동부는 폭염·호우특보가 발효되면 재택근무나 시차 출퇴근 등을 권고하고 있지만 권고일 뿐이라 이를 따르지 않는 사업주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출근·작업 중 위험을 감지했을 때 멈출 권리를 보장해야 일하다 목숨을 잃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