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우주소녀 다영이 3t 미만 굴착기 조종면허 취득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유튜브 ‘워크맨’]
“지게차 포크(전면부 물건을 적재하는 곳) 높이를 더 낮추세요. 지면에서 20~30㎝만 띄우고 이동해야 합니다.”
지난 24일 경기 안산시 HD건설기계 안산기술교육센터에서 만난 김종화 교관이 목소리를 높였다. 지게차 조종석에 앉은 교육생 오모(34)씨는 ‘아차’ 싶다는 표정을 지은 뒤, 팔레트를 실은 포크를 내리고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김 교관은 “짐을 높이 들고 주행하면 무게중심이 흔들려 지게차가 넘어질 수 있다”며 “포크를 낮추고 이동하는 동작이 몸에 배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게차·굴착기 등을 운행할 수 있는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증’은 중·장년층의 ‘인생 2모작’ 준비용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30세대와 여성의 ‘직무 확장형 자격증’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금속가공업체에서 근무하는 오씨는 “중대재해처벌법도 시행됐고, 회사가 안전사고를 예방하려고 면허 따는 걸 독려해서 교육을 받게 됐다”며 “직접 조작해보니 안전운행을 위해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개가 아니다”고 말했다.
1종 보통 운전면허증을 보유한 경우 이곳에서 2~3일간 필기·실기 교육을 이수하면 ‘소형(3t 미만)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다. 지게차·굴착기는 이틀(12시간), 로더(Loader)는 사흘(18시간) 교육이 진행된다. 걸그룹 우주소녀 멤버 다영도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3t 미만 굴착기 면허증을 취득했다. 다영은 농가 봉사활동에 참여해 굴착기 조종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최근 3년간 HD 안산기술교육센터에서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1090명(지게차 956명, 굴착기 134명)이었다. 여성 수강생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취업이나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중장년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엔 20·30대와 여성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굴착기 면허 합격자 1만8753명 중 여성이 1061명으로 5.6%를 차지했다. 여성 합격자 비중은 2020년 2.4%에서 5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런 여성 도전 열풍에 대해 정하정 HD건설기계 안산기술교육센터 부원장은 “자격증이 있으면 소방공무원 채용 등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고, 물류·운송 현장에서 추가 업무를 맡아 높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며 “취업이나 업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자격증’을 선호하는 요즘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현장에선 업무에 즉시 투입될 숙련자를 선호한다. 정 부원장은 “건설기계 면허증은 현장에 들어가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현장에선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와 작업자 간 소통이 중요해 숙련 기술자를 찾는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