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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제약 회장 “영양제 안 먹어”…91세 그가 약 대신 먹는 것

중앙일보

2026.07.26 13:00 2026.07.27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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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ball)집 아이.’

동네 사람들은 아이를 이렇게 불렀다. 부모님이 축구공, 배구공 같은 걸 만들어서 파는 가난한 집 애라는 놀림이 담긴 별명이었다. 아이는 그 별명이 부끄럽고 싫었다.

아이는 그림을 빼어나게 잘 그렸다. 누구나 그의 그림을 보면 “환쟁이(화가를 낮춰 부르는 말) 뺨칠 솜씨”라며 놀랄 정도였다. 아이도 자신이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아이는 5남매의 장남으로 가족의 생계와 집안의 장래를 책임져야 할 자신의 숙명을 알았다. 학창 시절 내내 자신을 따라다니던 “볼집 아이”라는 꼬리표를 제 손으로 떼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약대에 진학했다. 배고픈 환쟁이가 아닌, 돈 많은 약장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유명 제약회사에 들어가 30대에 중역에 올랐고 40대에 상무이사가 됐다. 이후 회사를 떠난 그는 자신의 회사를 창업해 전문의약품 업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으로 일궜다.

다시 붓을 잡은 건 일흔이 넘어서다. 사업체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물감 냄새를 맡으니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온 듯했다.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4시간을 꼼짝 않고 그림 그리기에 몰두한다.
박해룡 회장이 여주미술관 수장고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를 들어 보이고 있다. 힘차게 달리는 말과 바람에 나부끼는 갈기에서 평생 멈추지 않고 달려온 자신의 모습을 본다고 했다. 장진영 기자

박해룡 회장이 여주미술관 수장고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를 들어 보이고 있다. 힘차게 달리는 말과 바람에 나부끼는 갈기에서 평생 멈추지 않고 달려온 자신의 모습을 본다고 했다. 장진영 기자


볼집 아이에서 약장사로, 다시 환쟁이가 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박해룡(이하 경칭 생략) 고려제약 창업주다. 1935년생인 그는 올해 91세, 망백(望百)의 나이다. 자신을 옭아맨 가난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타고난 재능과 꿈을 버렸던 그는 결국 먼 길을 돌아돌아 다시 꿈의 세계에 들어왔다.

지난달, 그를 만난 취재진은 세 번 크게 놀랐다. 망백의 나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꼿꼿하고 단단한 체격에 한번, 반나절 이상 긴 인터뷰를 두 차례 진행했을 정도로 긴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뾰족한 모서리라곤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할 만큼 시종 둥글고 온화한 말투에 두 번, 1만5000원짜리 셔츠도 기워서 입는다는 수백억 자산가의 ‘찐 패션’에 세 번….

그리고 박해룡의 자택을 찾은 취재진이 진짜 놀란 순간은 따로 있었다. 국민 감기약 ‘하벤’으로 유명한 고려제약 창업주인 만큼, 그의 집 이곳저곳엔 비싼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쌓여있을 것이라 여겼다. 90대에 저토록 단단한 몸을 유지하고 이젤 앞에서 4시간씩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대작을 그려내는 놀라운 체력을 만들어낸 ‘비밀의 약’이 뭔지 꼭 알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집 어디에도 약병 하나 눈에 띄는 게 없었다. 결국 평소에 건강 관리를 위해 챙겨 드시는 약이 뭔지, 박해룡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20년이 넘은 박 회장. 올해부터는 추상화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아흔에도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장진영 기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20년이 넘은 박 회장. 올해부터는 추상화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아흔에도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장진영 기자

" 약? 약은 가급적 먹지 말아야지. 먹을 이유가 없는데 굳이 챙길 필요가 있나요? "

제약회사 창업주라면 “겉으로 괜찮은 것 같아도 늘 이런저런 약을 챙겨 먹어야 한다”고 말해줄 줄 알았던 취재진의 표정이 순간 아연해졌다. 박해룡은 빙그레 웃더니 “약 대신 챙겨 먹는 것들, 꼭 지키는 생활 습관은 있지요. 이런 게 약보다 더 중요합니다”고 그만의 건강 비기(秘器)를 공개했다.

(계속)

“매일 아침저녁, 절대 빠뜨리는 날 없다.”

평생 약장사로 살아온 91세 박 회장이 ‘약’ 대신 매일 아침저녁 두 알씩 반드시 챙겨 먹는다는 이것은 무엇일까.

꼿꼿하고 단단한 체격을 만들어준 ‘비밀의 강장제’,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8150


선희연.김서원.이민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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