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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맥성 부정맥, 전도계 조율술로 정교한 치료 가능해져” [Health&]

중앙일보

2026.07.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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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소령 교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치료 늦어지면 심부전·돌연사 위험
심장 본래 리듬 살리는 CSP에 주목
국내외 연구서 효과·안정성 입증돼

이소령 교수는 ″CSP·BBP 도입으로 치료 전략을 더 세밀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소령 교수는 ″CSP·BBP 도입으로 치료 전략을 더 세밀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심장은 전도계로 전달되는 전기 신호에 따라 규칙적으로 뛰며 온몸에 혈액을 보낸다. 서맥성 부정맥은 이러한 신호를 만들거나 전달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박동이 느려진 상태다. 방치하면 심부전이나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지만, 위험성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질환에 속한다. 실제 2025년 기준 국내 진단 환자 중 표준치료인 심박동기 삽입술을 받은 비율은 약 5.6%(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그쳤다. 이에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소령 교수와 함께 서맥성 부정맥 치료의 중요성과 최신 치료 전략을 알아봤다.


Q : 서맥성 부정맥은 어떤 질환인가.
A : “심장의 전기 신호 생성이나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겨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지는 질환이다. 안정 시 맥박이 분당 60회 미만일 때 의심하며, 증상과 심전도 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서맥성 부정맥은 어지럼증, 피로감, 숨참 등 흔한 증상으로 나타나 단순 노화나 컨디션 저하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Q : 치료가 지연되면 생기는 문제는.
A : “서맥성 부정맥은 주로 심장 전도계의 기능 저하로 발생한다. 특히 노화로 전도계 기능이 떨어지면 박동이 느려지거나 일시적으로 멈출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치료가 늦어지면 뇌와 주요 장기로 가는 혈류가 줄어 어지럼증, 만성 피로, 실신 등이 반복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심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실신에 따른 낙상·외상 위험도 커진다.”


Q :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
A : “치료는 증상 유무, 원인,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증상이 뚜렷하거나 전기 신호 생성·전달 이상이 지속될 때의 표준치료는 심박동기 삽입술이다. 심박동기는 전기 자극으로 박동을 보조하고, 어지럼증·실신·호흡곤란 같은 서맥 증상을 줄이는 치료기기다. 최근에는 무전극선 심박동기, 심장 전도계 조율술(CSP) 등 선택지가 늘면서 치료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Q : CSP 시술은 어떤 치료법인가.
A : “인공 심박동기 이식술의 한 방식으로, 심장의 정상 전기전도 경로를 활용해 건강한 심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박동하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기존 심박동기 시술(우심실 페이싱)은 전극을 우심실 끝에 위치시켜 심장근육을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다. 효과적인 치료지만, 우심실을 장기간 자극하면 일부 환자에서 심실 비동기화가 발생해 좌심실 기능 저하와 심방세동·심부전 위험이 커진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CSP는 특수 전달관을 통해 심박동기의 전극선을 심장의 본래 전도계 경로에 위치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전기 신호가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해 심실 수축이 조화롭게 이뤄지도록 돕고, 기존 치료의 장기적인 비동기화 문제를 보완한다.”


Q : CSP 시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환자는.
A : “▶방실차단 등으로 심실 조율의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좌심실 기능이 이미 저하됐거나 심부전 위험이 있는 환자 ▶기존 심박동기 시술 후 증상 악화나 심장 기능 저하가 관찰된 환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활동량이 많거나 장기간 심박동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처럼 심장의 자연스러운 전기전도와 수축 동기화를 최대한 보존해야 하는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서맥성 부정맥 환자에게 CSP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치료법은 기저 심장 기능, 전도계 상태, 해부학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택해야 한다.”

최근 심박동기 치료는 CSP와 같은 심장 본래의 전기 전달 경로를 활용하는 ‘생리적 페이싱’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같은 치료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도 쌓이고 있다. 해외 연구에서는 CSP를 받은 환자군에서 기존 시술법보다 심부전 입원과 사망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도 상당량의 심실 조율이 필요한 환자에게 CSP의 한 방식인 좌각 영역 조율이 기존 치료법보다 심박동유발 심근병증, 심부전 입원 위험 등을 유의하게 줄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내 레지스트리 연구에서는 약 90%의 시술 성공률과 안정적인 1년 추적 결과도 확인됐다. 이 교수는 “이 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도 CSP를 차세대 표준 치료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Q : 최근 바흐만 다발 조율술도 주목받고 있는데.
A : “바흐만 다발 조율술(BBP)은 생리적 페이싱 개념을 심방으로 확장한, 넓은 의미의 심방 CSP다. CSP가 심실 전도계를 자극한다면, BBP는 우심방과 좌심방을 잇는 바흐만 다발에 전극을 위치시켜 심방 활성화와 좌우 동기화를 돕는다. 이를 통해 심방세동 발생·재발 위험을 낮추고, 심방에서 심실로 이어지는 혈류 효율을 개선한다.”


Q : CSP·BBP 도입 이후 체감하는 변화는.
A : “환자의 심장 기능, 장기적인 치료 필요성 등에 맞춘 치료 전략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시술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환자 선정 기준과 전극 위치, 시술 접근법도 점차 표준화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 시술 경험이 더 쌓이고, 노하우 공유가 활성화되면 국내에서도 CSP가 표준화한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Q : 앞으로 서맥성 부정맥 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까.
A : “과거에는 안정적인 박동을 유지하고 심정지 등 급성 위험을 막는 데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심장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합병증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치료 전략이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는 장기적인 심장 기능 보존과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며, CSP·BBP 같은 생리적 페이싱 전략과 함께 무전극선 심박동기 같은 새로운 치료 옵션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가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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