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당일 투표자 수 수정 72건…6000명 이상 바뀐 사례도
중앙일보
2026.07.26 17:30
6·3 지방선거 ‘투표율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선관위에 대해 지난 24일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뉴스1
6·3 지방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투표자 수 수정 보고가 모두 72건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는 투표자 수가 6000명 이상 늘어난 사례와 12시간 뒤 수정이 이뤄진 사례도 포함됐다.
수정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유가 남지 않은 경우도 있어 선거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관위의 ‘투표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관련 수정 내역을 확보하고, 선관위 직원들이 별도 기록 없이 투표 통계를 변경한 사례가 추가로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27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앙선관위에서 제출받은 ‘시간대별 투표수 수정보고 이력’에 따르면 지방선거 당일 중앙선관위는 전국 56개 구·시·군 선관위로부터 총 72건의 수정 보고를 받았다.
전국 구·시·군 선관위는 255곳으로, 이번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수정 사례가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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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명 넘게 늘어난 투표자 수… 곳곳에서 정정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은 선거 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내용을 수정할 경우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시·도 위원회는 수정 사유를 확인한 뒤 변경을 승인해야 한다.
그러나 수정 보고 내역에는 ‘기재 누락으로 인한 정정’, ‘투표자 수 변경’ 등 구체성이 떨어지는 사유가 다수 적혀 있었다. 구·시·군 위원회별 수정 사유도 통일되지 않았다.
수정 이력에 따르면 인천 검단구는 오후 4시 기준 투표자 수를 당초 5만4665명으로 보고했다가 이후 6만1276명으로 바꿨다. 6000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선관위는 수정 사유로 ‘투표소별 최종 보고 후 집계 및 저장하였으나 총 선거일투표수가 상이함’이라고 기록했다.
경남 사천에서는 낮 12시 기준 투표자 수가 1만5634명에서 1만9631명으로 변경됐다. 강원 고성군도 오전 11시 투표자 수가 4392명에서 5639명으로 수정됐다.
입력 오류를 바로잡은 사례도 있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백운동 제1투표소는 41명을 410명으로 잘못 입력했다가 정정했고, 전남 해남군 계곡면은 84명을 284명으로 오기재한 뒤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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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마감 뒤에도 수정… 같은 수치 반복 입력 사례도
투표자 수 변경이 즉시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경기 군포시는 오전 7시 투표자 수 오류를 오후 7시에 수정했다. 충북 진천군은 오후 6시 투표자 수를 오후 9시에 변경했다. 모두 투표 종료 이후 이뤄진 수정이었다.
같은 투표자 수를 여러 차례 바꾼 사례도 있었다. 경북 경주 용강동 제1투표소는 투표자 수를 2162명에서 2161명으로 수정했다가 다시 2162명으로 되돌렸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와 충남 홍성군에서는 오후 4시와 오후 5시 투표자 수가 동일하게 입력돼 수정 작업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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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본, 비정상적 수정 통한 통계 조작 여부 조사
중앙선관위의 시간대별 투표율 집계는 투표소 투표관리관이 전화로 읍·면·동 위원회에 투표자 수를 전달하고, 읍·면·동 위원회가 선거 관리시스템을 통해 구·시·군 위원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구·시·군 위원회는 투개표 보고시스템을 통해 시·도 위원회와 중앙선관위에 투표자 수를 전달한다.
합수본은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투표자 수를 정상적인 수정 절차로 처리하지 않고, 여러 차례 나눠 입력하는 방식으로 투표율을 조작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현재 김포를 포함한 경기권 2곳과 충청권에서 투표 조작 정황이 확인됐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김 의원은 “가장 기초적이고 정확해야 할 투표율이 주먹구주구식으로 파악되고 수정된 것”이라며 “해이한 선거관리가 어디까지 번져 있었을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특검이 성역 없이 강도높게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상자를 차량에 싣고 있다. 뉴스1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