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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여정 “핵능력 부단히 갱신”…ARF ‘한반도 비핵화’에 발끈

중앙일보

2026.07.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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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뉴스1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27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 성명에 담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에 반발해 북한의 핵 능력이 “순간의 정체도 없이 부단히 갱신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의 비핵화 성명에 맞서 담화를 냈던 김여정이 한 달 만에 다시 등판해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굳히기에 나섰다는 해석을 부른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ARF 의장성명을 “그 무슨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운운하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성명”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공화국 헌법을 무시하고 그에 위배되게 미국이 선창하는 ‘비핵화’ 타령에 동조한 연단의 노골적인 적대적 태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이를 가장 엄정한 수사적 표현으로 단호히 규탄 배격한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조선반도 비핵화’에 아직도 집착하는 것은 전략적 사고와 논리의 실패이며 우매하고 어리석은 망상의 발로”라며 “그 어떤 외부 세력의 수사나 ‘희망’에 따라 현존 상황이 바뀌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재차 일축했다. “핵억제력이 국가 주권의 궁극적인 방패”이자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 공화국의 위치와 존재 의의는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이라는 기존의 주장도 되풀이했다.

김여정이 문제 삼은 ARF 의장 성명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미·중·일·러 등 27개국 장관급이 참석한 회의의 결과물로 지난 25일 공개됐다. 성명은 유엔 안전부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규정하고, 관련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올해 ARF 의장성명은 ‘완전한 비핵화(CD·Complete Denuclearization)’라는 표현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채택했다. 이는 2022~2024년 사용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서 다소 후퇴한 문구라는 지적이 있었다.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ARF 회의에 불참했다. 향후에도 북한의 비핵화 자체를 거론하지 않는다는 조건 등을 걸어 ARF 참석을 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3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33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주요 지역·국제 정세를 논의하고 있다. 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이 23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33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주요 지역·국제 정세를 논의하고 있다. 뉴스1


김여정은 지난달 1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을 때도 담화를 냈다. 당시 그는 “핵 보유는 반드시 고수해야 할 우리의 핵심이익이며 ‘비핵화’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불퇴의 선”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 보유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알리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은 김여정의 담화를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발표하고, 북한 주민들이 보는 관영 노동신문에는 싣지 않았다.



또 중심에 선 주애…“4대 선전 효과 노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전승절)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평양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딸 주애의 손을 잡고 참배 장소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리설주 여사.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전승절)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평양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딸 주애의 손을 잡고 참배 장소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리설주 여사.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같은 날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인 ‘전승절’ 전날인 26일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주애가 김정은과 이설주 사이 정중앙에 서서 헌화를 하고 참배하는 모습이 담겼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가적 정치 행사에서 주애를 구도상 중심에 배치한 것은 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라는 위상을 대내외에 각인하려는 의도”라며 “전승절과 참전열사묘라는 상징적 시공간에서 김정은과 주애가 함께 헌화한 것은 혁명 위업과 반미·자주 투쟁의 혈통이 4대로 이어진다는 선전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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