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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준비 부족하면 자녀 노후도 흔든다

Los Angeles

2026.07.26 20:00 2026.07.2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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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5세 중 40%정도만
은퇴 뒤 현재 생활 유지
부족분 지원하다 보면
자녀 노후 준비 흔들려
부모 세대의 은퇴 준비가 부족하면 자식 세대의 노후 준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부모 세대의 은퇴 준비가 부족하면 자식 세대의 노후 준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부모의 은퇴 준비가 부족하면 자녀의 은퇴 준비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이비붐 세대는 하루 평균 약 1만 명이 은퇴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세대로 알려졌지만 모두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한 것은 아니다.
 
투자회사 뱅가드의 추정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61~65세 가운데 현재 생활 수준을 은퇴 후에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준비된 사람은 약 40%에 불과하다. 금융회사 찰스 슈왑의 설문조사에서는 편안한 은퇴에 160만 달러가 필요하다는 이들이 많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은퇴 자산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이 때문에 많은 가정에서는 성인이 된 자녀들이 부모의 병원 진료를 돕고 장을 보는 것뿐 아니라 부모의 생활비까지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결과적으로 자녀들의 노후 준비가 흔들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세대의 저축 부족이 다음 세대의 재정 계획을 무너뜨리는 '세대 간 재정 전염'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스턴대학교의 로런스 코틀리코프 경제학과 교수는 “노후 준비는 결국 자녀를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며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면 결국 자녀를 보험회사로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기업연금 중심이었던 은퇴 프로그램을 401(k)와 개인은퇴계좌(IRA) 중심의 개인 책임형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모두가 꾸준히 저축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공공정책연구소의 데이비드 존 선임 정책고문은 민간부문 근로자의 절반 정도만 직장을 통해 은퇴저축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직장에 관련 제도가 없는 이들은 대부분 개인적으로도 은퇴 자금을 마련하지 않는다며 은퇴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저축을 했더라도 은퇴 이후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제대로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이들도 많다. 최근 AARP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인은 은퇴 후 지출 계획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실제 계획을 세운 사람은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 존 정책고문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아무 준비 없이 은퇴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연금보험은 비용이 많이 든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필요한 자금을 계산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장기요양 비용은 너무 비싸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수잔 노먼 재정교육 전문가는 “학자금 대출은 받을 수 있지만 은퇴 대출은 받을 수 없다”는 말로 은퇴 준비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충분한 은퇴 자금을 마련한 이들에겐 돌발 지출이 기다리고 있다. 지붕 수리나 자동차 고장 같은 예상치 못한 비용은 65세 이후에도 계속 발생한다. 보스턴칼리지 은퇴연구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건강 문제나 이혼, 자동차 고장 등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은 은퇴자의 연간 소득에서 평균 10%를 차지한다. 이런 돌발 비용을 즉시 감당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한 은퇴자는 전체의 약 60%에 그친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일부 고령층은 성인이 된 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요청한다. 통계적으로 흑인과 히스패닉 가정은 일찍부터 부모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장기간 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결국 은퇴 자산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혹시라도 부모가 사기 피해를 보면 그 부담도 자녀의 몫인 경우가 많다. 고령층을 겨냥한 금융 사기 피해가 늘수록 자녀들의 피해도 늘어난다. 은퇴 이후에 사기를 당하지 않는 것만 해도 자녀를 보호하는 일이 됐다.
 
부모의 노후 준비 부족으로 발생하는 부담은 모든 자녀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아들보다는 딸이 부모를 돌보는 경우가 많아 임금 손실과 은퇴 저축 감소로 수십만 달러의 기회비용을 손해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성인 10명 가운데 1명은 65세 이상 부모를 돌보는 가족 돌봄 제공자다. 특히 저소득층이 이러한 부담을 더 많이 안고 있다. 전국가족돌봄연합의 제이슨 레센데스 최고경영자(CEO)는 가족 돌봄 제공자의 절반 정도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 있으며 은퇴 준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센데스 CEO는 가족 돌봄 제공자들이 연평균 약 7000달러를 부모에게 지출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모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할수록 가족끼리 솔직한 재정 대화를 나누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소득과 지출을 함께 검토하고 돈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자녀의 노후 대책을 덜 훼손한다. 노먼 재정교육 전문가는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데 얼마가 필요한지 모른다면 결국 삶 자체가 통제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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