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왼쪽부터), 아시아나항공, 에어프레미아 고객센터를 사칭한 가짜 웹사이트. [각 웹사이트 캡처]
한국 국적 항공사 고객센터를 사칭해 개인정보와 수수료를 요구하며 금전을 가로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기 조직은 구글 등 주요 검색 사이트 상단에 한국어 설명과 함께 가짜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노출한 뒤, 이를 보고 전화한 한인들에게 서비스 변경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공식 고객센터를 사칭한 가짜 사이트가 구글 검색 결과에 노출되면서, 예약 변경이나 특별 서비스를 신청하려던 이용객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강주현씨는 최근 어머니의 에어프레미아 한국행 항공권을 구매한 뒤 휠체어 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 구글에서 '에어프레미아 고객센터'를 검색했다. 강씨는 검색 결과에 나온 번호(1-855-542-9296)로 전화했으나, 통화 도중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상담원은 예약번호와 이름을 확인한 뒤 “예약이 조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 표기에 문제가 있어 탑승할 수 없으니 이름을 수정해야 한다”며 “수정이 안 될 경우 기존 항공권을 취소하고 다시 예약해야 한다”고 재발권을 유도했다.
강씨는 여권과 항공권을 확인해 이름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뒤 통화를 종료하고 에어프레미아 공식 고객센터를 다시 검색했다. 강씨는 “에어프레미아 측에 확인해 보니 해당 번호가 사칭 업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휠체어 서비스도 공식 채널을 통해 정상적으로 신청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김 에어프레미아 LA지점장은 “해당 번호는 에어프레미아와 전혀 관계없는 번호”라며“예약이 완료되면 발송되는 확인 이메일에 기재된 공식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통해서만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센터를 찾을 때도 반드시 에어프레미아 공식 홈페이지인지 확인한 뒤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본지가 구글에서 확인한 결과 에어프레미아뿐만 아니라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고객센터를 사칭한 페이지도 검색됐다. 이들은 고객센터처럼 꾸며놓은 뒤 가짜 미국 전화번호를 안내하며 한국어로 예약 변경과 환불, 수하물, 특별 서비스 문의를 유도했다.
고객센터를 사칭한 페이지는 'sites.google.com' 도메인으로 제작됐으며, 항공사 이름과 고객센터 안내 문구를 그대로 사용했다.
해당 번호와 관련한 피해 사례는 소비자 보호단체인 BBB에도 접수됐다. 신고 내용에 따르면 한 소비자는 1-855-542-9296을 에어프레미아 미국 고객센터 번호로 알고 전화했다가 생년월일 중 숫자 하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238달러를 지불했다. 업체 측은 재발권만 가능하다고 주장했으나, 소비자는 이후 공식 고객센터를 통해 무료로 수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칭 사이트는 델타항공 등 다른 국내 항공사를 대상으로도 발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객센터를 이용할 때 구글 검색 결과에 나온 전화번호를 그대로 믿기보다 공식 홈페이지나 예약 확인 이메일에 기재된 연락처를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