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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이미 준 재산은 원칙적으로 취소 못 한다”…증여해제 제한 민법 합헌

중앙일보

2026.07.2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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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행된 증여는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증여자의 재산 상태가 악화됐더라도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없도록 한 민법 규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미 이행된 증여는 해제할 수 없도록 규정한 민법 558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최근 합헌 결정을 내렸다.

청구인 A씨는 2008년 자녀에게 토지를 증여한 뒤 2023년 갈등이 생기자 증여를 해제한다며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서면으로 하지 않은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한 민법 555조와 수증자가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한 556조, 증여자의 재산 상태가 현저히 변한 경우 해제를 허용한 557조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사유가 있더라도 이미 이행된 증여는 해제할 수 없도록 한 민법 558조를 적용해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A씨는 관련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서면이 없는 증여와 증여자의 재산 상태 악화를 이유로 한 해제 제한 규정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은 이미 완료된 증여까지 취소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재산 상태 변화와 관련해서는 수증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만으로 증여를 취소할 수 있게 되면, 증여를 전제로 경제활동을 해온 수증자가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양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증여해제 제한 규정은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다수 의견은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가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법적 책임에 반영할지는 입법자가 결정할 문제라고 판단했다.

또 현행법상 부모가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고, 부양 의무를 조건으로 하는 부담부 증여도 가능해 증여자의 권리가 과도하게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김상환·김형두·마은혁·오영준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자녀에게 증여 재산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의 법 감정과 가족 간 상호부조 원칙에 부합한다며, 현행 규정은 수증자의 이익만 지나치게 보호하고 증여자의 권익은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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