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인 수학자 덩위(왼쪽)와 왕훙(오른쪽)이 2026년 국제수학자대회 개막식 후 기자회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덩위와 왕훙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년 국제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중국인으로 처음 수상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올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왕훙(王虹·35) 프랑스 고등과학연구소(IHES) 종신교수와 덩위(鄧煜·37) 시카고대 교수가 수상 나흘이 지나도록 국가 지도자의 축전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홍콩명보가 27일 보도했다.
지난 2012년 모옌(莫言)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다음날 당시 권력 서열 5위의 리창춘 상무위원이 축전을 보낸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약학자 투유유(屠呦呦)가 노벨의학상을 수상했을 때도 바로 이튿날 서열 2위의 리커창 총리 명의로 축전을 보낸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조용한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필즈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자국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왕훙 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상을 축하했다.
2007년 베이징대학에 입학한 왕훙과 덩위 교수는 각각 프랑스와 미국에서 연구 중이지만, 국적은 중국인이다. 왕 교수는 베이징대에서 수학 학사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에서 석사, 미국 메사추세스 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덩 교수는 베이징대 수학과를 2년 다닌 뒤 MIT에 편입해 학사를 졸업했다. 이후 프린스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24년부터 시카고대 수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덩위 교수가 수상 직후 베이징대와 가진 인터뷰의 내용 일부가 삭제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해외 유학을 고려하는 중국 학생들에게 조언해달라는 부탁에 덩 교수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유일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일 여건이 허락한다면 학술 생애 중 적어도 한 차례 비교적 완전한 해외 경력을 갖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시야를 넓혀주기 때문”이라며 “이후 해외에서 일하든 국내에서 일하든 둘 다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베이징대 측이 24일 공식 위챗 계정에 게재한 인터뷰에서 유학 관련 질문은 삭제된 상태다.
홍콩명보는 최근 온라인에서 민족주의 정서가 만연하며, 일각에선 유학을 비애국적 행위로 보는 시각이 있어 베이징대가 부득이하게 삭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덩위원(鄧聿文) 중국 평론가는 25일 유튜브에 “왜 필즈상을 수상한 이들의 가장 중요한 연구가 여전히 유럽과 미국에서 이뤄지는지 중국인들은 반드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중국 대학에서는 남들이 제기하지 않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불확실한 해답을 가진 난제를 연구하는 데 10년, 심지어 20년을 헌신할 수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이것이 현재 중국의 진정한 약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