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예측하기 어려운 ‘널뛰기 장세’에 피난처를 찾는 투자자의 발길이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와 고배당·파킹형 ETF로 이어지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쫓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분배금이나 배당을 챙길 수 있는 ETF가 다시 인기다.
27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ETF CHECK에서 집계한 국내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지난 24일 기준 25조9599억원이다. 올해 초 약 15조원에서 반년 만에 11조원 이상 늘었다. 최근 한 달 수익률도 인버스(하락에 베팅)와 원유 ETF를 제외하면 시장 최고 수준이다. RISE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은 27.66%, PLUS 고배당주위클리커버드콜은 19.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25.61%, KRX반도체지수는 33.12% 하락했다.
중앙일보 AI에이전트 생성.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팔아 받은 옵션 프리미엄을 투자자에게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구조다.
커버드콜 ETF가 주목받는 것은 과거와 달리 높은 변동성이 장기간 이어지는 증시 환경 때문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5분간 정지)가 41차례, 코스닥에서는 25차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시장 전체 매매 일시 정지)도 7차례 작동했다. 주가 변동성을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달 평균 80선을 넘어, 코로나19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와 달리 지수가 오르는 국면에서도 변동성이 함께 확대되는 점을 최근 증시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장치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상 변동성은 하락장에서 커지지만 최근에는 상승장에서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증시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변동성이 커질수록 옵션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커버드콜 ETF가 유효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들도 커버드콜 관련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국내외 대표지수는 물론 인공지능(AI)·고배당·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커버드콜 ETF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6~7월 5개 종목이 신규 상장한 데 이어, 28일에는 RISE 코스닥커버드콜액티브가 시장에 나온다.
자금은 다른 변동성 방어형 ETF로도 이동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순자산 증가 상위에는 RISE 머니마켓액티브(2위·2654억원),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4위·2315억원) 등 파킹형 ETF가 이름을 올렸다. 파킹형 ETF는 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인 KOFR나 CD금리, 금융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다. 원금 손실 위험이 낮으면서도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 단기 대기자금이 몰리는 상품이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PLUS 고배당주(2062억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1152억원) 등 배당 ETF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다만 변동성이 큰 장세일수록 상품 특성을 고려한 분산 투자가 기본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커버드콜 ETF는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반면 상승장에서는 옵션 매도로 수익이 제한돼 원금 회복이 쉽지 않은 구조”라며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일반 ETF를 함께 담으면 상승장에서는 시세차익을, 횡보장에서는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커버드콜 ETF는 높은 월 분배율만 보기보다 기초자산과 옵션 운용 방식, 분배 재원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총투자수익률과 비용, 세후 성과까지 종합적으로 비교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