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중국 화이안대학교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청년 세대의 고용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고학력 청년은 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이 일반 사무직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다. 반면 첨단 산업에 맞는 기술형 인재는 갈수록 부족해지면서, ‘구인난’과 ‘취업난’이 동시에 벌어지는 모순이 두드러지고 있다.
2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청년(16~24세)의 실업률은 14.9%다. 전월(15.6%)보다 0.7%포인트 하락했지만, 전년(14.5%)보다는 여전히 높다. 7~8월 전망도 어둡다. 중국에선 졸업생들이 노동시장에 들어서는 7~8월에 실업률이 급등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올해엔 졸업생만 1270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싱자오펑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두 달 동안 청년 실업률이 다시 20%에 근접할 수 있다”며 “내수 부진에 더해 AI 기술 확산 등 구조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2030년까지 핵심 산업의 AI 활용률을 9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시장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씨티그룹 분석에 따르면, 중국 전체 일자리의 9.6%인 약 7000만 개가 AI로 대체될 상황에 부닥쳤다. 20대 청년층의 경우 해당 비율이 13.6%까지 높아진다. 청년층이 주로 진입하는 초급 사무직을 중심으로 AI 영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도입해 기초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면, 기존 인력 생산성이 향상해 신규 인력 채용 필요성이 낮아진다.
취업난은 심화하는데 정작 AI 관련 첨단 인력은 부족한 ‘미스매치(mismatch)’ 현상도 두드러진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9만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4%가 구인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응답했다. 반도체와 산업용 로봇 등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진 영향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AI 관련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74% 급증했다. 신동주 한국은행 북경사무소 과장은 “첨단 제조업·디지털 산업이 요구하는 실무형·기술형 인재는 부족한 반면 일반 사무직 공급이 상대적으로 과잉”이라며 “AI로 감소하는 노동력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로 얼마나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취업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존재하는 동안, 청년들은 진입 장벽이 낮은 단기 일자리로 몰리고 있다. 배달 라이더나 택시 운전사 등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임시직 종사자는 2015년 약 1억2000만 명에서 지난해 약 2억4000만 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약 3억2000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44%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고용시장 불안정성을 더 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사회보험 가입 등에 제약이 생기는 데다 소득 변동성도 커서다. 게다가 플랫폼 시장 역시 AI 기술 발전을 비껴가기 어렵다. 신 과장은 “AI 기술 발전으로 배송 로봇, 무인배송, 자율주행 배송 등이 확대되면서 플랫폼 노동시장도 구조적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