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日 20대 “집부터 사자”…20대 부채, 전 세대에서 첫 1위

중앙일보

2026.07.27 00:3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일본 도쿄의 주택가. 중앙포토

일본 도쿄의 주택가. 중앙포토

“저축이 늘기를 기다리다가는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았다.”

지난해 도쿄 도심의 지은 지 40년 된 중고 아파트를 약 6000만엔(약 5억3900만원)에 전액 대출로 구입한 일본 20대 남성의 말이다.

부부 합산 연소득은 약 800만엔(약 7186만원)이었지만 집을 살 당시 저축액은 300만엔(약 2695만원) 정도였다. 그는 “대출액이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사려는 젊은 층이 늘면서, 20대 이하 가구(2인 이상)의 평균 부채가 처음으로 전 연령대 1위에 올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닛케이가 일본 총무성의 2025년 가계조사를 분석한 결과, 세대주가 2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 가운데 부채가 있는 가구의 평균 부채액은 3037만엔(약 2억7288만원)으로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작성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 이하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부채를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부채의 약 95%는 주택과 토지 구매를 위한 대출이었다.

물가 상승과 함께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자, 저축을 더 모으는 동안 집값이 더 뛸 수 있다는 불안감에 주택 구매를 서두르는 젊은 층이 늘어난 셈이다.

세대주가 2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자가보유율도 2024년 41.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에도 40.3%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같은 20대 부채 증가 배경에는 집값 상승과 더불어 최장 50년짜리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빠르게 확산한 것도 꼽히고 있다.

상환 기간을 35년에서 50년으로 늘리면 매달 갚아야 할 금액이 줄어 금융기관에서 같은 소득으로도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지만, 상환 초기 원금은 천천히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 초기에 부채 잔액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남게 된다.

자료: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 그래프를 참고해 재구성

자료: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 그래프를 참고해 재구성

일본 주택금융지원기구 조사에 따르면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최장 만기를 50년으로 설정한 금융기관은 2025년 6월 기준 57.5%로 1년 만에 약 24%포인트 늘었다.

닛케이는 주담대 비교 서비스 ‘모게 체크’에서는 지난달 20대 이용자의 약 65%가 35년을 넘는 대출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한국처럼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주담대 만기를 일률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일본 금융기관들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과 대출 완제 연령 등을 심사하지만, 한국처럼 정부가 모든 차주에게 동일한 DSR 기준과 산정 만기를 적용하지는 않는다.

금융청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지만, 개인에게 얼마를 몇 년 동안 빌려줄지는 주로 금융기관의 자체 심사에 맡긴다.

한국에서 만기가 50년인 상품이라도 DSR 산정 때 더 짧은 만기를 적용해 대출 한도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을 제한하도록 규제한 것과는 다르다.

이처럼 일본은 젊은 층이 장기 대출을 이용해 ‘내 집 마련’ 하기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소득과 저축 증가가 부채 확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닛케이는 20대 이하 부채 보유 가구의 빚은 연소득의 4.5배, 저축액의 6.9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연령대 평균은 각각 2.1배와 1.2배였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오르는 동안에는 주택 자산가치도 함께 상승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거나 실직·질병·출산 등으로 소득이 줄면 젊은 가구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은 셈이다.

한국의 경우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는 평균 부채가 40대에서 1억4325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29세 이하는 4703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다만, 한국 수치는 1인 가구와 무부채 가구까지 포함한 전체 가구 평균인 반면, 일본 수치는 2인 이상 가구 중 부채 보유 가구만을 대상으로 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유성운([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