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남미 3개국(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순방의 첫 방문지인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 도착해 2박3일간의 국빈 일정을 시작했다.
환영 행사를 마친 이 대통령이 향한 곳은 이동을 위한 차량이 아니라 공군기지 한 쪽에 세워져 있는 C-390 수송기였다. 브라질 방산업체 엠브라에르(EMBRAER)가 제작한 C-390 수송기는 후방동체 등 주요 부품을 한국 중소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제작해 한·브라질 방산 협력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시찰한 1호기는 12월 국내에 정식 납품되고, 2·3호기는 내년 12월까지 들여올 예정이다. 한국 공군이 브라질산 군용기를 도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서 브라질 현지에서 C-390 수송기 인도 교육을 받고 있는 한국 공군 조종사·정비사 등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자신을 안내한 파비오 카파리카 엠브라에르 부사장에게 비행 가능 시간과 공중급유 기능 등에 관해 물으며 수송기 구석구석을 살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앞으로 민항기도 같이 만들어 보자”며 “브라질과의 국방협력의 첫 시작이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카파리카 부사장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술도 모두 전달 드릴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현지에서 수송기 인도 교육을 받는 한국 공군 장병 13명과도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이 글로벌 테크 기업과의 인공지능(AI) 기술 협력과 투자에 방점이 찍혔다면, 이번 남미 순방은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에 필요한 희토류·구리·리튬과 같은 핵심 광물과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등 경제 안보 협력이 핵심 의제로 꼽힌다.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라 최근 희토류를 무기화하려는 중국의 대체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O GLOBO)’와 인터뷰에서 “오늘날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고 글로벌 리더십이 약화되면서 오랫동안 국제사회를 지탱해 온 규범과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자강(自强)·동맹·연대가 선순환하는 외교를 바탕으로 글로벌 복합 위기의 파고를 브라질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메르코수르(Mercosur·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주도의 남미 공동시장) 무역협정은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제사회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질서를 함께 지켜나가겠다는 공동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이 되는 높은 수준의 협정을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