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사흘째 중단된 가운데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도 미국이 아닌 오만과 독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이 제안한 휴전 및 협상 복귀안에 대해 “현재 우리는 미국과 어떤 협상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또 미국에 협상 재개를 요청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란을 겨냥한 일일 공습 중단을 지시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미국 정부가 추가 공격을 위해 여전히 “만반의 전투 준비 태세를 갖췄으며, 해당 지역에 더 많은 자산이 투입됐다”고 경고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위해 약간의 공간과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바가이 대변인은 “3일 안에 이란을 붕괴시키겠다며 시작된 전쟁이 5개월이나 지속되는 지금 미국은 스스로 만든 수렁에 빠졌다”며 “미국은 전쟁과 평화의 시기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모든 의사결정은 미국의 우려가 아닌 국가 안보와 국익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만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으며 봉쇄 상태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협상은 미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협이 폐쇄된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공격적인 행동과 역내 불안정 조성에 있다”며 “양국 주권을 존중하는 안전한 항행 메커니즘을 오만과 독자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바가이 대변인은 최근 프랑스 외교관 2명이 ‘시민사회 소통’을 구실로 이란 내정에 간섭했다며 전날 자국 주재 프랑스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를 비롯한 GCC 국가들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쿠웨이트 측이 대이란 군사작전 참여를 부인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쿠웨이트 내 군사 기지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주변 이슬람 국가들이 미국에 영토를 내어주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카스피해에서 이란 선박을 공격한 사건도 비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해당 공격을 ‘위험한 모험’이자 ‘유엔 헌장 위반’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배후에 있는 유럽 국가들이 그를 통제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행동에 대한 결과는 분명 예측불허일 것”이라고 경고했다.